세계 2위의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에서 코코아 나무 바이러스 질병인 가지(새싹) 팽창병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코아 생산량이 감소하고 코코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가나에서는 카카오 가격 상승에 맞춰 이득을 챙기기 위해 이웃 나라로 밀수출하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13일 CNBC 등에 따르면, 가나가 가지팽창병 발병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장기인 위협에 직면해있다고 상인과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이 질병은 코코아 나무의 잎, 새싹, 꽃을 먹는 깍지벌레(mealybugs)라는 작은 곤충이 퍼뜨리는 병으로 처음에는 나무가 코코아를 생산할 수 있지만 생산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이르면 3~4년, 길게는 5~10년 후에는 죽는다. 감염 1년 차에는 코코아 나무의 생산량이 25% 줄고, 2년 안에는 50% 감소한다.
가나의 코코아 생산량은 3시즌 연속으로 감소해 20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날씨가 온화해져 내년 시즌 생산량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장기 감소 추세는 여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가나의 내년 생산량은 64만t으로 올해 45만t 보다는 19만t 정도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0/21 시즌에 거둔 100여만t 대기록에는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수확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가지 팽창병을 해결할 수 없다면 생산회복은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가나의 코코아 규제당국인 코코아보드(Cocobod)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체 농지의 약 17%가 가지팽창병에 감염됐으나 지난해에는그 비율이 31%로 높아졌다. 올들어서는 감염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가나의 7대 코코아 재배지역 가운데 3대 재배지역인 서북부의 감염율은 81%로 지난 2020년 42%의 근 두 배로 높아졌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