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에 비해 소폭 상승하였지만 컨센서스(증권가 예상치)에 부합하며 적절한 수준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7월 헤드라인 물가는 전월대비 0.2% 상승했으며, 근원 물가도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전월과 같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오름세가 디스인플레이션 속도를 되돌리는데 기여했다. 특히, 주거비가 전달에 비해 0.4% 상승하며 서비스 물가 오름세의 대부분을 견인했다. 7월 CPI와 PPI를 통해 추정한 7월 근원 PCE는 전월비 0.19%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14일(현지시각) 미국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종합(헤드라인) 물가는 전달에 비해 0.2% 상승하고 전년 동월에 비해 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이었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달에 비해 0.2% 상승하고 1년 전에 비해서는 3.2% 상승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각각 0.2% 상승과 3.2% 상승이었다.
전체 물가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3년 반 만에 3%를 처음으로 밑돌았고 근원CPI상승률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헤드라인 물가는 전월대비 상승 전환한 가운데 근원물가 오름세는 소폭 확대됐다. 종합물가는 6월 -0.1% → 7월 0.2%로 전환했고 근원물가는 6월 0.1% → 7월 0.2% 상승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전월과 같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과 서비스 가격의 오름세가 CPI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낸 에너지 가격이 6월과 동일한 수준(0.0%)을 보이며 디스인플레이션 속도를 되돌리는데 기여했다. 전월대비 0.3% 상승한 근원 서비스 가격도 오름세 확대되며 물가 오름세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월 0.5% → 4월 0.4% → 5월 0.2% → 6월 0.1%로 이어졌다.
특히 주거비가 전달에 비해 0.4% 상승하며 서비스 물가 오름세의 대부분을 견인했다. 기여도는 0.190%포인트였다. 주거비 이외에도 자동차보험료 오름세 확대, 항공료 낙폭 축소 등에 운송서비스도 전달에 비해 0.4% 상승하면서 6월 -0.5%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식품 가격 오름세 유지되는 가운데 상품 가격 내림세는 지속했다. 식품 가격은 전달에 비해 0.2% 상승하며 전월과 같았다.
근원 상품 가격은 전월대비 0.3% 하락하며 전월(-0.1%)보다 내림폭이 커졌다. 주류, 담배, 의료 상품 등의 가격은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중고차(-2.3%), 신차(-0.2%), 의류(-0.4%) 등의 가격 내림세가 근원 상품 디플레이션을 견인했다.
그렇다면 Fed가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물가(PCE)는 어떻게 될까? Fed는 금리인하에 나설까?
한국투자증권은 CPI와 PPI를 통해 추정한 7월 PCE 헤드라인과 근원 인플레이션은 각각 0.18%, 0.19% 수준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의 물가전망경로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목별로는 내구재 가격은 전월 대비 0.25% 하락하나, 비내구재 가격과 서비스 가격은 각각 0.14%, 0.26% 상승할 것으로 한투증권은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세 전환이 확고해지면서 Fed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하고 .금리인하 폭은 추가 경제지표판단에 의존할 것으로예상했다. 이와 관련,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굴스비 총재는 "현재 금리수준이 '아주 제약적'"이라고 언급하며,물가보다는 고용 지표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9월 50bp(1bp=0.01% 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2% 목표치를 웃돌고 임대료도 상승하고 있어 노동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되지 않는 한 25bp 인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본다.
한투증권 이남강 연구원은 "적절한 수준의 7월 물가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Fed 위원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의 황원정 책임연구원도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둔화로 다음달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여력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