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전지용 전해액과 고기능성 첨가제 등을 생산해 이차전지 '전해액 왕자'라는평가를 받은 전문기업 엔켐의 주가가 16일 폭등했다.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가 몰린 결과로 보인다. 엔켐의 최대주주는 오정강 대표이사(지분율 22.12%)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 수요 둔화)으로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배터리용 금속 등을 생산하는기업들이 매출감소와 주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어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엔켐은 전날에 비해 14.05%(2만6000원) 폭등한 2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4조 3860억 원을 기록했다. 엔켐은 이날 오후 3시에는 14.32%(2만6500원) 오른 21만1500원에 거래되다다 상승분을 조금 반납하고 마감했다 .
이날 주가 상승에도 엔켐 주가는 지난 4월30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29만4500원)에 비하면 46.51% 내린 수준에 있다.그럼에도 엔켐주가가 지난 9일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에게는 희망의 요소다. 9일 5.34%, 12일 6.92%, 14일 10.78% 상승했다. 13일에만 3.47% 빠졌다.
엔켐은 지난달 5일 2.95%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18일 연속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런 주가 부진에 빠진 엔켐을 되살린 주인공은 14일 나온 반기보고서였다. 엔켐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39% 증가한 1083억 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영업이익은 6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2분기 전환사채(CB) 파생상품평가손실로 121억 원 규모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전환권행사와 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실제 현금 유출이 없는 장부상의 손실로 영업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엔켐의 2분기 호실적은 테슬라와 파나소닉 등 북미 신규 고객사에 대한 공급 물량이 증가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엔켐은 전세계 배터리 생산거점에서 전해액 공급을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북미에서는 SK배터리아메리카, 얼티엄셀즈(LGES+GM) 1·2공장, 테슬라, 파나소닉 등에 제품 공급을 추진하며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역내 유일 전해액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엔켐은 국내에서는 전해액의 핵심 원료인 리튬염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엔켐은 중앙첨단소재와 합작설립한 이디엘을 통해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에서 리튬염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메이드인 코리아' 리튬염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2026년 북미 지역의 전해액 총 생산량이 약 9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엔켐은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약 65만t 규모의 전해액을 현지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4246억 900만 원, 영업이익 30억 5000만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16.7% 줄었고 영업이익은 80.2%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이차전지용 화학재료 NMP 부문의 매출 증가, 주력제품인 전해액의 미국, 헝가리, 폴란드향 수출 증가에도 국내와 대 중국 판매가 감소하며서 전년 대비 매출 규모가 축소됐다"고 분석한다. 특히 원가구조 개선에도 인력충원 등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파생상품평가이익 감소 등 영업외수지 저하로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평가한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들은 "중국 CATL과 배터리사들을 대상으로 중국 시장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며 폴란드와 헝가리를 중심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현지 물량 공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신규 고객사 확대 등으로 매출은 회복할 것"으로 내봤다.
한편, 엔켐은 업계 동종 기업들보다 시가총액과 영업이익률,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은 나은 편이다. 성일하이텍과 천보의 시총은 각각 6735억 원, 5800억 원이며 원이익피앤이는 1614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8.8%로 원익피앤이(-6.6%) 보다 낮지만 천보(-22.5%), 성일하이텍(-35.1%)보다는 좋은 편이다. 최근 4개 분기 기준 PBR은 9.85배로 성일하이텍(2.42배), 천보(2.29배), 원익피앤이(1.55배)보다 높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