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카레'와 참기름으로 시장을 평정한 식품소비재 기업 오뚜기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정간편식(HMR), 케첩(제품명 케챂) 등 24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한다. 이 소식에도 주가는 2.5% 빠졌다.
원룟값 압력 탓이 크다.여기에 인건비.물류비 등 비용상승도 한 몫을 했다.
오뚜기는 상장기업 1개와 비상장 종속 기업 8개로 구성된 그룹으로 국내외 25개 사업장에서 제조와 판매를 하고 있다. 오뚜기는 안양과 대풍, 포승 등에, 각종 종속기업들은 평택과 파주,음성, 고성과 안산 등에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오뚜기는 16일 지난해 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가 철회한 '3분카레', '3분 쇠고기카레·짜장', 크림·쇠고기 스프, 순후추, 볶음참깨, 참기름 등의 가격을 올린다고 밝혔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료 가격 압박에 따른 인상"이라면서 "토마토페이스트가 케챂, 파스타소스에 해당하는데 원료 시세가 너무 올랐고, 후추는 후추 원두가 폭등한 부분을 이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토마토페이스트와 후추 전량을 수입한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검은 황금'으로 통하는 후추 가격은 크게 올랐다. 후추는 브라질과 베트남 등지에서 주로 생산하는데 한국은 주로 베트남에서 수입한다. 농산물 거래 플랫폼인 '트릿지 닷컴'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베트남은 972t, 444만 달러어치를 한국에 수출했다.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9.6%, 금액은 308.2% 증가한것이다.
1분기 베트남의 후추 수출은 총 5만6780t, 2억3582만 달러였는데 1t당 4153달러였다. 베트남 내 후추가격은 공급감소 영향으로 지난 5월 기준으로 kg당 12만 동(4.71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로 오르면서 8년 사이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처럼 오뚜기는 건조식품과 양념소스, 유지류, 면제품, 농수산 가공품을 생산하기 위해 글로벌 농산물 중개회사 번지(BUNGE), 대한제당, 사조씨피케이 등으로부터 유지류, 설탕, 물엿 등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오뚜기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개월과 12개월 평균 매입단가를 적용한 결과 상반기 중 수입하는 대두유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내렸다. 반면, 팜오일은 조금 올랐다. 설탕과 주정은 올랐고 물엿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인상율은 유통별 입점 품목도 다르고 규격에 따라서도 다 다르다"면서 "범위로 봤을 때 케첩류가 7%, 후추류가 15%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등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케첩, 스파게티 소스, 후추, 참기름, 볶음참깨 등 제품 가격은 오는 30일 오른다.
토마토케챂(300g)은 1980원에서 2100원으로, 참기름(320㎖)은 9590원에서 1만750원으로 각각 인상한다. 순후추(50g) 가격은 4845원에서 5560원으로, 볶음참깨(200g)는 5280원에서 5960원으로 오른다.
편의점에서는 HMR 제품, 케첩, 스파게티 소스, 그리고 후추 가격이 다음 달 1일 인상된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12월1일자로 제품 24종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가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에 계획을 철회했다.
오뚜기 임원은 원재룟갑 외에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자체 비용상승을 감내하기가 쉽지않아 제품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제품가격 인상소식에도 기 주가는 이날 2.5%내린 41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1971년 6월 설립한 오뚜기는 건조식품, 양념소스, 유지류, 면 제품, 농수산 가공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부부 증가 등에 따른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으로 조미식품류, 농수산 가공품류 등에서 안정된 수요를 확보하고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카레와 3분류, 참기름 등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진짬뽕, 컵누들 등의 인기 제품을 출시하며 면류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3조 4000억 원, 영업이익 2548억 9000만 원, 순이익 1603억 3000만 원을 달성했다. 증권사들은 올해는 매출액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사들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3조 5000억 원, 영업이익 2548억 9000만 원, 순이익 1603억 3000만 원을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건조식품류와 유지류 판매가 감소했으나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라면 판매가 증가한 가운데 해외마케팅 강화를 통한 해외법인의 성장 등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와 라인업 확대로 라면의 견실한 판매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식 증가로 조미와 소스류, 밥류 등의 판매도 증가하며 매출 성장세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