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이 한 돈쭝(3.75g)에 46만 원을 돌파하는 40만 원 이상의 높은 수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에다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에 따른 국제 금값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 폭이 커질 경우 금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금값은 과연 얼마까지 오를까?
19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순도 99.99% 1kg(킬로그램) 금 1g 가격은 전거래일에 비해 0.15%(160원) 오른 10만818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11만 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순도 99.99% 미니금 가격도 1g에 10만8280원으로 0.01%(10원) 올랐다.
앞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에는 1g당 가격은 10만8020원으로 마감했다.
거래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일 거래량은 81.745kg, 거래대금은 88억 7164만여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는 KRX 거래량은 8962kg으로 지난해 상반기(7786kg) 대비 15.1% 증가했다. 거래금액도 87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9% 늘었다.
시중 금값도 크게 올랐다. 순금 한 돈(3.75g)의 가격은 40만 원을 넘어선 지 오래됐다. 한국금거래소에서는 내가 살 때 기준으로 금 한돈 가격은 지난 3월27일 40만 1000원을기록한 뒤 계속 올라 17일 46만 원을 찍었다.
다른 금거래소인 삼성금거래소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날 거래소의 금 값은 1g에 11만1066원, 3.75g에 41만6500원을 기록했다. 삼성금거래소의 금값에는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은 금액이어서 소비자가 살 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이보다 더 높다.
국내 금값 상승은 국제 금값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게 시중 금은방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금 현물 시세는 16일(현지시각) 기준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2485.8달러까지 올랐다. 연초 온스당 2000달러대에 거래된 금 현물은 올들어서만 19.6%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선물가격도 상승세다. 같은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1.8% 상승한 온스당 2537.8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지정학 위험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는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금값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이후에는 투기적 자금이 금 시장에 대거 몰리면서 당분간 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예상대로라면 시중 금값은 더 오를 수 있다.
실수요 구매자들과 금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을 거액을 들여 더 사야할지, 연초 투자 차익을 챙겨야할 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