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리 가격 하락 속에 중국의 7월 구리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데 수출이 감소하면서 국제 구리 가격 하락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 구리 가격은 중국이 저가 전기동을 밀어내기식으로 수출하면서 강한 하락압력을 받았는데 전기동 가격이 하락하자 내수로 물량을 돌리면서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풍산 등 구리 업체들은 국제 구리가격을 판매가에 전가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구리 가격 변동은 매출 변동과 직결된다.
21일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중국의 7월 구리(전기동) 수출량이 6월에 비해 40% 급감한 14만 940t에 그쳤다. 그러나 이는 전년 동월에 비해 근 두 배 수준이다. 올들어 7월 말까지 누적 수출량도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중국 전기동 생산업체들은 지난 5월 전기동 가격이 1t 당 1만857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운 이후 익확대를 위해 수출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6월 구리 수출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금속시장인 런던금속거래소(LME) 등록 창고는 중국산 구리로 넘쳐났다.
7월 구리 수출량 감소에는 여로 요인이 복합 작용했다. 우선 국제 구리값 하락으로 중국 전기동 업체들이 내수시장 공급을 늘린 탓이 크다. 월평균 구리 가격은 6월 9641.6달러, 7월 9393.57달러로 하락했다. 둘째 정광 수급난에 전기동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인 게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7월 생산량은 전년 동월에 비해 6.7%나 많았다. 셋째는 수요 부족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과 산업활동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는 에너지 전환에 따른 수요증가를 상쇄했다.
중국 내수시장은 전력산업 확충으로 수요 개선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는 상하이선물래소(SHFE) 거래 구리에 붙는 프리미엄인 양산(Yangshan) 프리미엄 반등한 점, 전기동 구리 수입을 위한 재정거래(차익거래) 창구가 다시 열리고 SHFE의 재고량도 6월 최고치에서 준 점 등에서 확인된다. 재정거래 창구란 어떤 상품의 가격이 시장 간에 상이할 경우 값이 싼 시장에서 사서 비싼 시장에 팔아 매매차익을 얻는 거래를 말한다.
'양산 프리미엄'은 중국 내 수입 전기동 구리에 붙는 프리미엄으로서 높을수록 중국 내 수요 상황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시장의 관심은 8월 수출 감소 여부다. 마이닝닷컴은 "중국 내수 여건 개선으로 수출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갤럭시 퓨처스의 왕잉잉 분석가는 "수출 재정창구 중 예약된 화물은 7월 말까지 모두 출하됐다"면서 "따라서 8월 수출량은 정상인 달에 목격된 수준으로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분석가는 "중국 전력망(파워 그리드)의 발주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달 중국내 수요도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