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이 뜨겁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미국 정부의 공식 통계 수정발표가 나왔다. 2009년 이후 고용증가폭을 가장 크게 낮춘 이번 수정 발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용시장 약화에 대응해 9월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더 강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는 21일(현지시각)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을 종전에 내놓은 숫자에서 81만8000명을 줄여 수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의 일자리 증가 폭이 종전에 발표된 수치(290만명)보다 약 30% 낮았다는 뜻이다. 월간 기준으로 일자리 증가 폭도 종전 24만6000명에서 17만7000명으로 낮췄다.
이 같은 하향 조정폭은 지난 2009년(82만4000명) 이후 가장 크다고 CNBC는 전했다.
최종 확정 통계는 내년 2월 발표된다. 지난 4년간의 사례에 비춰볼 때 다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의 노동시장이 예상 밖으로 빠르게 냉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나옴 만큼 미국 월가고용지표 수정여부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고용통계 수정으로 오는 23일 잭슨홀 연례 경제심포지엄에서 연설에 나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내놓을 통화정책 보따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공개된 Fed의 7월 연방공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다수의 위원들은 9월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수의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가 지속되는 반면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 같은 경제지표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9월에 0.25%포인트 금리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직 침체(recession)가 선언되지 않았고 실업청구건수 한달 평균이 23만5000건으로 1년전과 변함이 없으며 실업보험가입자 실업률이 1.2%로 역시 지난해 3월 이후 불면인 데다 국내총생산(GDP) 역시 8분기 연속으로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증가폭 수정치만을 보고 파월이 '금리인하'를 혀끝에 올릴지는 미지수다. 골수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보인 파월이 하루 아침에 성격을 바꾸기란 힘들 것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이번 수정발표는 Fed의 9월 금리인하 폭을 50bp(1bp=0.01%포인트)로 인상할 확률을 높일 것으로 평가한다. CNBC는 "위험 관리차원에서 본다면 이번 통계는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더 빨리 약화하고 있다는 걱정을 더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Fed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성장 통계뿐 아니라 고용(일자리 증가)통계도 더 면밀히 관찰할 것으로 CNBC는 예상했다. 이는 Fed가 핵심 임무인 물가안정과 고용성장 목표를 균형있게 추구할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Fed는 앞으로는 과거 수정치보다는 실업청구건수와 기업 설문조사, GDP 통계에 더 무게를 둘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노동시장 악화 위험이 커진다면 Fed는 0.50% 포인트 금리인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CME의 페어워치 툴에 따르면, 연말까지 금리인하 폭이 1%포인트(9월 0.25%포인트, 11월 0.50%포인트, 12월 0.25%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