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3일 캐나다산 카놀라 씨앗에 대한 반덤핑 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발표는 캐나다가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와 철강,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100%와 25%의 관세 인상을 발표한 데 대한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는 국제 무역 규칙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9년에도 캐나다 정부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하고 미국 신병인도 절차에 착수하자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문에서 "캐나다의 불공정한 경쟁으로 중국 내 카놀라 종자 관련 산업이 계속해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국내 산업계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의 관련 화학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에 캐나다를 상대로 분쟁해결 절차를 개시해으며 대외무역법 7조와 36조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한 캐나다 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 반차별 조사도 시작할 방침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지난해 기준으로 캐나다의 대 중국 카놀라 수출은 34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중국내 카놀라박 가격은 공급증가와 중국 국내 생산 증가 영향으로 올들어 22% 하락했다.
캐나다 정부는 거세게 반박하고 나섰다. 로런스 머콜리(Lawrence MacAulay) 캐나다 농업부 장관은 CBC방송에 보낸 성명에서 "캐나다의 카놀라 생산자들은 국제 무역규칙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머콜리 장관은 "오늘 발표는 대단히 걱정스러우며 저는 정부와 업계 동료들과 상황전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부문을 모든 과정에서 보호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 응 캐나다 중소기업수출진흥국제통상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연방정부는 카놀라 농가와 캐나다 농업 생산자들의 공정한 시장 접근을 보장하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히고 "우리 정부는 캐나다 국익, 특히 근면한 농가와 생산자들, 우리 농업부문의 중추를 보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CBC방송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카놀라 종자의 절반 이상은 중국으로 수출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카놀라 수입국이다. 카놀라는 식용유와 재생연료 등의 원료로 쓰인다. 캐나다에 이어 러시아와 몽골이 많이 수출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은 550만t, 37억 2000만 달러어치의 카놀라를 수입했는데 이 중 캐나다산이 94%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이 2019년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리기 이전인 2018년에 연간 카놀라 수입량의 약 87%인 100만t 이상을 캐나다에서 수입한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9년 리차드슨과 비테라의 캐나다산 카놀라의 중국 수출을 중지시켰다가 3년 뒤 해제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자국산 전기차와 철강에 대한 캐나다의 관세 부과 계획에 강력 반발했다. 캐나다 정부는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수입관세를 100% 불과하고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최대 항구인 밴쿠버를 통한 중국산 자동차 수입량은 지난해 4만4356대로 전년 대비 460% 폭등했다. CBC는 중국산 자동차 수입의 대부분은 미국 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것이며 중국 현지 기업들은 수출시장에 아직 별로 많이 노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당시 성명에서 "중국은 많은 당사자의 반대와 설득에도 캐나다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취한 차별적이고 일방적인 제한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발표 후 국제 카놀라 선물시장은 요동쳤다. 정저우 상품거래소(Zhengzhou Commodity Exchange)의 카놀라박 선물은 6% 급등한 t당 2375위안(미화 333.5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6일 이후 최고가다.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카놀라 선물 계약은 하루 낙폭 제한선(7%, 45달러)까지 떨어졌다. 1t당 569.7달러로 마감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기자 clement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