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반도체 소재 '엔펄스' 매각하려는 이유
상태바
SKC, 반도체 소재 '엔펄스' 매각하려는 이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9.04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그룹의 소재 사업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SKC가 반도체 소재 자회사인 SK엔펄스를 매각한다. 그룹 차원의 사업 구조조정 2단계로 사업부 분할 매각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재무구조도 개선하는 두 마리 토끼몰이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SKC 지분 97%를 매각하려는 SK엔펄스의 CMP사업. 사진=SK엔펄스
SKC 지분 97%를 매각하려는 SK엔펄스의 CMP사업. 사진=SK엔펄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C는 SK엔펄스 보유 지분 97%를 처분하기 위해 3~4곳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세상각전영업이익(EBITDA) 200억 원에 멀티플 20배를 적용한  기업가치는 약 4000억 원이 거론된다.

매각 핵심 자산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소모성 자재인 CMP패드(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Pad)다. CMP패드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물리·화학 반응으로 연마해 웨이퍼 표면을 평탄하게 만드는 데 쓰이는 소재다. SK엔펄스는 천안과 안성 공장에서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상반기 이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액 309억 원, 영업이익 84억 원을 냈다.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사모펀드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한앤컴퍼니는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를 3300억 원에 사들인 전례가 있다.

SKC가 SK엔펄스를 매각하려는 이유는 재무 건전성 제고가 첫 번째로 꼽힌다. 반도체 소재는 지난해 인수한 ISC를 주축으로 끌고가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C는 연결 기준으로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부채는 4조 6618억 원, 채비율은 185.73%에 이른다. 시가총액은 4조 5000억 원대다.

자회사 매각 소식에도 SKC의 주가는 이날 6.83% 빠졌다.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주가는 11만8700원으로 내려앉았다.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빌딩. 사진=SK그룹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빌딩. 사진=SK그룹

SK그룹은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은 현재 667개 계열사(연결 자회사 포함)를 크게 줄일 계획이다.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의 합병, SK에코플랜트에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에센코어 자회사 편입 등의 사업재편(리밸런싱) 조치를 취해왔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회사를 포함해 알짜 회사까지 팔아치우는 고강도 구조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SK엔펄스외에 지주회사 SK의 자회사로 반도체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인 SK스페셜티, 이차전지 분리막을 만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일부지분 등이 매물로 나와있지만 매물로 나올 기업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