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수위 낮아진 미시시피 강, 미국 곡물수출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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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수위 낮아진 미시시피 강, 미국 곡물수출 발목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9.08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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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선 업계, 좌초 피하려고 화물 선적량 3분의 2로 제한

가뭄으로 미국 곡물 수출의 60%를 담당하는 미시시피 강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곡물 운송 바지선 업계는 좌초를 피하기 위해 선적하는 화물의 양을 제한하고 있어 운송비가 폭등하고 있다.  

미시시피강은 미국 중부를 남북으로 길게 흐르는 강으로 전체 길이는 6400km다. 강의 연안은 밀, 옥수수, 목화 등을 산출하는 미국의 주요 농업 지대다. 미주리강과 오하이오강 등의 지류가 있으며, 상류와 중류 지역은 밀 산지이다. 하류 지역에서는 옥수수, 쌀, 목화, 사탕수수 등의 아열대 산물을 재배한다.

미시시피강에서 바지선들이 곡물 등을 수송하고 있다.사진=PBS 유튜브 캡쳐
미시시피강에서 바지선들이 곡물 등을 수송하고 있다.사진=PBS 유튜브 캡쳐

8일 애그캐나다와 PBS 등에 따르면, 미국 중부 지역 가뭄으로 미시시피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곡물과 원유 등을 실어나르는 바지선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미시시피강은 해마다 이맘때는 수위가 낮아 농산물 선적에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국제 곡물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올해에는 곡물 수출국인 브라질의 아마존 유역 수위하락과 겹쳐 세계 곡물 출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미국 기상청의 미시시피강하류예보센터의 데이비드 웰치 수리학자는 "미시시피 강에 물을 공급하는 오하이 강 유역( Ohio River basin)의 가뭄은 이미 낮은 미시시피강의 수위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웰치는 "바지 업계와 항행업계는 바지선이 좌초하지 않도록 짐을 실어야하는지 예민해질 만큼 수위가 낮다"고 전했다. 미국 해안 경비대는 "미시시피강 하류의 주요 구간을 따라 여러 바지선이 좌초돼 있다"고 전했다.

미국 텍사스 ANM대학의 수송연구소에 따르면, 바지선 1척은 열차 16대 분, 트럭 70대 운송량과 맞먹는 화물을 운송하기때문에 미국 농가들은 곡물 수출을 바지선에 크게 의존한다. 농장에서 생산한 곡물을 미시시피강 엘리베이터까지 운송해 저장하다가 바지선으로 하류로 운송한다.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농산물 중개회사 ADM의 자회사 ARTCO(미국 하천운송회사)는 바지선 2000척을 운용하는 미국 최대 기업이다.

바지선 회사들은 선적 짐을 통상 운송량의 3분의 2로 제한하고 견인 대상 바지선 숫자를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인트루이세어서 하류 뉴올리언스까지 5일 걸린 운송 기간이 9일로 길어졌다.  중서부 농장 지대에서 수출용 바지선으로 곡물과 유지종자를 운송하는 속도가 3년 연속 느려진 반면,운송료는 폭등했다.

미시시피강은 미국 곡물 수출의 60%를 담당하는 회랑이다. 사진=PBS뉴스 유튜브 캡쳐
미시시피강은 미국 곡물 수출의 60%를 담당하는 회랑이다. 사진=PBS뉴스 유튜브 캡쳐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네아폴리스에서 세인트폴과 세인트루이스 지역 간 바지선 요금은 27일로 끝난 주간에 1t당 34.15달러로 직전주에 비해 19%급등했다.  세인트루이스발 요금은 t당 24.62달러로 직전주에 비해 17% 뛰었다.

미시시피강 수위 하락은 미국 대두 농가와 곡물 생산자들에게는 '나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미국 대두 농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대두를 수확할 예정인데 이를 시장에 내다팔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제 대두 가격은 4년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는데 미국산 대두는 시장에 접근하지도 못할 수도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콩수확을 하고 있다.사진=PBS 유튜브 캡쳐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콩수확을 하고 있다.사진=PBS 유튜브 캡쳐

원유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운송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지난 10년 사이에 송유관 수송이 크게 늘어 바지선 운송량은 크게 줄었지만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미국 미드웨스트에서 걸프연안까지 바지선은 약 3만6000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운송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 8만787배럴에 비하면 절반 미만으로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미시시피강 수위가 앞으로 몇주 동안은 올라갈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미시시피강을 따라 웨스트 버지니아와 오하이오주의 일부 지역은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고 인디애나와 펜실베니아, 켄터키주를 에워싸는 넓은 지역도 비정상으로 건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웰치는 앞으로 몇 주 동안 강우 예보가 거의 없어 수위는 낮은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금은 계절상 건기여서 우기로 전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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