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6만 원대로 내려앉았다. '6만전자'로 추락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저개 매수의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2.03%(1400원)내린 6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일 2.55%(1900원) 내린 것을 시작으로 4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초반인 오전 9시 10분 전날에 비해 2.46%(1700원) 내린 6만7200원에 거래되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소폭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한미반도체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14%, 0.38% 상승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1.44% 빠진데 이어 이달 들어 이날까지 10% 가까이 하락하는 등 두 달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각각 1조5823억 원, 6370억 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 주가 약세는 미국 경기침체 공포 재확산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발 반도체 업황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3분기 영업이익도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의 여파로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조7000억 원으로 2분기에 비해 7.3% 감소하면서 컨센서스 13조7000억 원을 밑돌 것이라고 추정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스마트폰, PC 등 기업 소비자 거래(B2C) 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출하 감소와 일회성 비용 (PS) 반영과 가동률 부진에 따른 설계(LSI) 실적 개선이 늦어지고, 3분기부터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추정했다.
그는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B2C 제품 수요 부진은 하반기에도 크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당분간 스마트폰, PC 업체들은 재고 소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인공지능(AI)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견실한 것으로 파악되고 하반기에도 공급은 타이트할 것으로 추정돼 D램 수요의 양극화 현상은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1조 7000억 원과 11조 8000억 원으로 내다본다. 이는 기존추정치를 각각 7.2%, 11.9% 밑도는 것이다. 전자제품 수요둔화와 일회성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KB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13만 원에서 9만5000원으로 27% 낮췄다.현대차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원에서 10만4000원으로 소폭 내렸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손절매해야 할까? 아니면 현재 주가를 저가로 보고 저가매수에 들어가야 할까? 선택의 기로에서 선 투자자들은 고민을 거듭해야 할 시점이다.
KB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산자산비율(PBR)은 1배에 근접한 상태라는 점을 지적한다. 김 연구원은 "과거 10년 평균 하단(1.2배)을 밑돌고 있는 만큼 향후 주가의 하락 위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사실상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증권의 노권창 연구원은 "단기로는 박스권 주가흐름을 예상한다"면서 "중장기 수요 모멘텀을 겨냥한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노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6개월 내 50.9% 상승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봤다. 그는 올해 삼성전자의 PBR을 1.2배, 내년 PBR은 1.1배로 추정한다.
한 달 전이긴 하지만 키움증권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5일 하루에 10% 급락하자 '매수기회'라고 판단했다. 5일 주가는 10.30%(8200원) 급락, 7만1400원에 마감했다. 현재 주가는 그당시보다 더 낮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당시 "삼성전자의 HBM 사업은 올 하반기 본궤도에 올라서며 상반기 대비 3배 이상 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HBM 내 HBM3e의 비중도 60%로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 "범용 DRAM의 가격 상승과 HBM3e 시장 진입이 삼성전자 주 가의 반등 트리거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반도체 업 종 톱 픽을 유지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