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방산과 바이오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의료 인공지능(AI), 인프라 업종이 수혜를 보고 관련 기업의 주가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이들 업종은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 교집합이다.
국내 대표 방산 기업으로는 자주포 K9과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2 흑표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 지대공 미사일 '천궁'과 함대함 미사일 '해성' 등을 생산하는 LIG넥스원, 조선업체 한화오션과 HD현대조선해양 등이 있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수주 증가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일 2016년 미국 대선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는 투자 포인트를 분석한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변동성이 큰 시장은 미국 대선 정책 교집합 투자로 극복하자"고 조언했다. 최재호 연구원은 미국 대선 수혜주로 방산과 바이오, 의료AI, 인프라 업종을 추천했다.
하나증권은 SNT다이내믹스, 셀바스AI, 휴메딕스, 에이프로젠, 진성티이씨, 딥노이드 등을 탑픽과 관심종목으로 추천했다.
SNT다이내믹스는 K2 전차의 변속기, 120mm 자주 박격포,12.7mm 기관총, 원격사격체계(RCWS) 등을 생산하는 방산업체다. 딥노이드는 의료 AI와 산업AI 기술과 솔류션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며 휴메딕스는지속형 골관절염 주사제 '휴미디" 전문 기업이다.
최 연구원은 우선 "트럼프의 동맹국들 방위 예산 증가 요구를 비롯해 군사력 강화, 군 현대화에 대한 투자 확대 기조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동일하다"면서 "방산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 발의한 초당적 법안인 미국 '생물 보안법'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면서 "스탠스는 양당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CMO·CDMO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또 "중장기 관점에서 약가 인하로 수익성 훼손은 AI 신약 개발 솔루션 적용 수요 촉진할 것"이라면서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덜 침습적이며, 치료 시간을 단축시키고, 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의료AI 업종의 수혜를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프라 투자도 양당이 모두 내세우고 있는 공약이라면서 "미국 내 생산 기지 구축과 대미 수출 익스포저가 높은 관련주들의 수혜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2016년 미국 대선 공통 정책으로 ▲인프라 투자(건설, 건축 자재 등) ▲제약바이오 산업(신약과 의료 혁신 분야) ▲기술과 혁신 산업(자율주행, 차세대 제품 등) ▲국방 산업 등이었으며 코스닥 시장에서 업종별 수익률 상위 업종은 자동차, 제약, 전기장비, 건설, 비철금속 등으로 집중 수혜를 봤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16년 9월 오바마 행정부의 자율주행 개발과 테스트 촉진을 위한 연방 지침 발표와 2017년 9월 트럼프 행정부의 자율주행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자동차 업종은 147% 상승했다. 미국 내 도로, 교량, 공항 등 대규모 인프라 재건 공약에 따라 건설, 철강, 건축 자재 등 국내외 철강 등의 주요 원재료와 제품 판매 기업들이 포진된 비철금속은 101.1% 올랐다. 또 신약 개발 촉진, FDA 규제 완화, 약가 인하 및 연구개발 지원 정책으로 제약 77.7% 뛰었다.
제조업과 기술 산업 부흥, 미래 기술 투자 확대 기조는 PCB, FPCB, 전자기기 등에 대한 수혜 강도를 높이며 전기제품 45.5%, 전기장비는 36.7% 상승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 시장은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과 금융투자소득세 부과 여부와 더불어 연말 미국 대선까지 맞물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환경이지만 결국 미 대선을 통해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원은 2016년 대선 선행 사례를 통해 양당간 산업 정책의 교집합 업종이 시장 벤치마크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역시 미국 대선을 집중공략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향후 유세 과정과 토론회, 지지율 격차, 선거 일정 임박 시기가 도래하면서 미비한 정책 변화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각 후보의 성향이 혼재돼 있는 공약 교집합과 비슷한 기조의 암묵적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는 정책 수혜주가 투자의 해답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