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자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에도 못 미쳐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와 손절매 기로에서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A씨(58)는 삼성전자 주식 보유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왔지만 주가가 6만 원대로 떨어지면서 저가 매수에 들어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키움증권과 유진투자 등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는 것도 고심거리다.
삼성전자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키움증권은 심성전자에 대해 "3분기 실적 우려를 빌미로 시작된 주가 하락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20% 낮췄다.
유진투자증권도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9만1000원으로 17% 하향조정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 원으로 기대치 하회를 예상한다"면서 "반도체 부문의 일회성 비용(성과급 관련 충당금과 반도체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축소 등)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은 스마트폰 호조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 역시 견고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액 74조 700억 원, 영업이익 10조 4400억 원을 달성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에 비해 7% 증가한 79조 원과 영업이익은 6% 늘어난 11조 1000억 원으로,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5% 감소한 74조7000억 원, 영업이익은 19% 늘어난 13조1000억 원으로 각각 예상하면서 수익성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밀운불우(密雲不雨,구름은 가득한데 비는 내리지 않는다는 뜻)'라는 제목의 3분기 리뷰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삼성전자는 2분기 10조4000억 원 업이익으로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과 정상화에 속도감을 낼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면서"그러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2000억 원에 그쳐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유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일회성 비용인 초과이익 분배금(PS) 추가 적립이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여러 부문에 걸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이 연구원은 평가했다. 특히 상반기 빌드업 효과가 있은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노트북의 최종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채널 내 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4년,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7조9000억 원, 48조2000억 원으로 기존 대비 각각 15%, 25% 낮췄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9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27% 낮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당초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하고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15% 낮춘 37조9000억 원으로 수정했다.
현대차증권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10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한 직후인 7월8일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1만 원으로 올렸다가 다시낮춘 것이다. DB금융투자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0만 원으로 조정했고 한국투자증권도 12만 원에서 9만6000원으로 낮췄다.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기존 의견인 '매수(Buy)'를 유지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눈높이를 낮췄지만 삼성전자의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주가하락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박유악 연구원은"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급락해 과매도 구간에 있기 때문에 D램 업황에 대한 안도심리만으로도 충분한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과도한 주가 하락을 기회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추천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근접하며 과거 10년 평균 하단(1.2배)을 밑돌고 있다"면서 "향후 주가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된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PBR 1.1배로 우려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