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 현대차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이 미래차 동맹을 결성했다. 전기차나 수소차 등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테슬라와 중국 BYD의 추격을 제압하기 위한 노림수로 읽힌다. 주식시장은 격하게 반응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현대차는 12일 3.80%(8500원), 13일 2.16%(5000원) 각각 상승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9일부터 6일까지 7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 결과 주가는 25만8500원에서 22만7500원으로 고꾸라졌다.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주가는 23만7000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49조 6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현대차 주가 상승은 현대차-GM 미래차 동맹 소식이 기폭제가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늘의 급등주로 꼽았다. 한투증권 김창호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33만 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GM은 12일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은 최근 미국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만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을 통해 두 회사는 향후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현대차는 전했다.
두 회사의 잠재적인 협력 분야는 승용/상용 차량, 내연 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이다.
또한 양사는 배터리 원자재, 철강과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을 검토한다.
이 밖에도 양사는 유연성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공동의 역량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메리 바라 CEO는 "두 회사의 이번 파트너십은 체계화된 자본 배분을 통해 제품 개발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면서 "상호 보완적인 강점과 능력 있는 조직을 바탕으로 규모와 창의성을 발휘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고객에게 더 효율적으로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현대자동차와 GM은 글로벌 주요 시장 및 차량 세그멘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두 회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향상시켜 고객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본 계약 체결을 위한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협업 내용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세계 3위인 현대차와 세계 5위인 GM이 강력한 동맹을 형성함으로써 합산 판매량(1349만대)이 일본 도요타(지난해 판매량 1123만 대)를 웃도는 세계 최대 자동차 동맹이 탄생했다.
자동차 업계는 두 회사이 협력을 중국 전기차 침공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한다. 전기차 캐즘(일시 수요정체)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저가 전기차 업체 BYD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차를 개발하고 해외에서 공장을 세우는 것은 상당한 위험 부담을 안게 된다. 중국 자동차 업체가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파고드는 탓에 코너로 몰릴 수도 있다. 이미 세계 2위 자동차인 독일 폴크스바겐은 본토 공장 2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따라서 현대차-GM 동맹은 앞으로 '중국 주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상당한 파급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중국차에 맞설 정도로 생산단가를 낮출 여력이 생길 수 있다. 두회사가 미래 자율주행시스템과 도심항공교통(UAM)으로 협력대상을 확대할 수도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