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으면 금에 투자하는 건데"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융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주식시장은 하락세인 반면, 금값은 지속상승하고 있는데다 앞으로도 더 오를 여지가 생긴 데 따른 푸념이다.
14일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13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금 선물시장인 뉴역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1.20%(30.10달러) 오른 온스당 2610.7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인 1월11일 2월 인도 금 선물 가격이 2019.20달러 인 점을 감안하면 9개월여 만에 금값은 29.29% 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의 30%가 오른 것이다.
사정은 한국에서도 마찬 가지다. 한국에서도 시중 금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내가 살 때의 금값은 올해 1월2일 3.75g당 8000원으로 시작해 같은달 11일 36만 7000원으로 올랐고 13일 46만 8000원으로 급등했다. 1월11일부터 13일까지를 계산하면 약 27.5% 올랐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올해 초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300만 원 남짓한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주식시장에 비하면 월등한 수익률이 아닐 수 없다. 이차전지 종목은 물론 이차전지 소재 종목에 투자했다가 전기차 캐즘(chasam,일시 수요 정체)의 '날벼락'에 주가 폭락에 깡통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결과와는 극히 대조를 이룬다.
문제는 앞으로 금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금을 사야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현 기준금리는 연 5.25~5.50%다.
금을 비롯한 원자재는 미국달러화의 가치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금값은 반대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스몰컷) 낮출 확률을 72%, 0.50%포인트(빅컷) 낮출 확률을 28% 각각 반영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에 비해 0.2% 올라 다우존스 전문가 예상치(0.2%)에 부합했다. 도매 물가인 PPI는 시차를 두고 CPI(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줘 소매 물가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발표된 미국 8월 CPI는 전년 같은달에 비해 2.5% 올랐다. 5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며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