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10개월 연속으로 늘면서 119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시장 성장, IT기기 시장 회복 등에 따른 수요 증가 덕분으로 풀이됐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돈을 쓸어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에 비해 37.6% 증가한 118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전체 반도체 수출은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이중 메모리 반도체가 71.7% 증가한 72억 9000만 달러, 시스템 반도체는 2.7% 증가한 40억 7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0월 89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4.7% 줄었으나 같은해 10월에는 10.7% 증가한 95억 6000만 달러로 늘어난 이후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메모리는 고정 거래가격 유지와 HBM 등 고부가 품목 수요 증가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며 반도체 수출 증가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D램 고정가(8Gb 기준)는 지난해 3분기 1.31달러에서 4분기 1.57달러로 오른뒤 올해 1분기에 1.80달러, 2분기 2.10달러로 2달러를 돌파했고 8월에는 개당 2.05달러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지난 6월 88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85.2% 증가한 후 7월 68억 달러(89.0%↑), 8월 72억 9000만 달러(71.7%↑) 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디스플레이 수출은 5.8% 감소한 20억 1000만 달러, 휴대폰은 60.1% 늘어난 15억 7000만 달러, 컴퓨터·주변기기는 144.2% 증가한 16억 1000만 달러, 통신장비는 9.1% 감소한 1억 9000만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반도체 등 ICT 부문 전체 8월 수출은 206억 달러, 수입은 116억 4000만 달러,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89억 6000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반도체 중국 수출 집중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ICT제품의 8월 중국 수출은 83억 2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7% 증가했는데 반도체 수출이 27.4% 늘어난 58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으는 13% 증가한 6억 2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미국의 중국 기술견제 속에 중국이 한국산 반도체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든뒤 수출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베트남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41% 증가한 15억 3000만 달러, 서버·데이터센터 수요 중심으로 미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90.3% 폭증한 8억1000만 달러에 이른 점이다. 중국에 집중된 반도체 시장 다각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또 미국에 대한 컴퓨터·주변기기 수출도 32%% 늘어난 7억 2000만 달러에 이르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평가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