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고 한 차례 더 빅컷을 시하했다. 경기침체를 막으려는 예방조치로 풀이된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75~5%로 내렸는데 앞으로도 4.25~4.50%로 내려갈 가능성의 문이 열렸다.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가치는 떨어질 전망이다. 달러약세로 엔화 등 다른 나라 통화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환율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가치 하락은 원유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Fed는 이틀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에서 4.75%~5%로 낮춘다고 밝혔다. Fed의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만이다.
당초 0.25% 포인트 내리는 '스몰컷' 예상이 많았지만 노동 시장 침체를 막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빅컷'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Fed는 이날 내놓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췄다. 연말까지 한 차례 더 0.5%포인트 인하를 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Fed는 올해 11월 6~7일, 12월 17~18일 두 차례 FOMC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의 통화 정책 조치는 미국 국민의 최대 고용과 안정된 물가를 촉진하는 '이중 의무'에 따라 결정된다"면서"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Fed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목표인 2%를 훨씬 웃돌았으며 노동 시장 상황은 매우 타이트했다"면서 "우리의 주요 초점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내 한 차례 추가 빅컷 단행과 후 내년 1%포인트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그는 "9월 FOMC에서 위원들은 기준금리의 적절한 경로에 대한 개별 평가를 작성했으며,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하면 올해 말 기준금리의 적절한 수준이 4.4%, 내년 말 3.4%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달 23일 연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한 연설에서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응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세미나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감소했고 노동시장은 더 이상 과열되지 않았고 공급 제약이 정상화됐다"면서 "(통화) 정책 조정의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뉴욕 주식시장은 경기침체 우려에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25%(103.08포인트%) 내린 4만1503.1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9%(16.32포인트) 내린 5,618.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31%(54.76포인트) 떨어진 1만7573.30에 각각 마감했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종합해볼 때, Fed는 금리 인하 사이클 초기에 속도감 있게 움직여서 고용시장의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 50bp 빅컷을 단행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규연 연구원은 "그러나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이 경기 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는 상태이고, 점도표 상으로도 대부분의 위원들의 의견이 올해 추가 25bp~50bp(1bp=0.01%포인트)인하에 쏠려 있기 때문에 50bp가 새로운 금리 인하의 속도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하나증권은 미국 Fed가 남은 11월, 12월에 각각 25bp 점진적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 연구원은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