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배회 소형 자폭 무인기(드론) '스위치 블레이드'로 유명한 미국 방산 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 주가가 23일(현지시각) 폭등했다. 무려 11%대 치솟았다. 미 육군에서 최근 5년짜리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게임이 시작됐다"는 평가 속에 주가가 뛰었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와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에어로바이런먼트(AVAV)는 전날에 비해 11.90%(21.74달러) 상승한 204.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와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이 각각 0.2% 상승 마감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상승폭이다.
이날 상승으로 에어로바이런먼트 주가는 올들어 무려 62% 상승했다.
주가 기폭제는 에어로바이런먼트가 미 육군에 위치블레이드 9억9000만 달러어치를 공급하기 위한 생산을 중단하라는 작업중단 명령을 미 육군이 거둬들인 소식이다.
앞서 에어로바이런먼트는 지난달 28일 미 육군과 스위치 블레이드 공급계약을 체결하자 경쟁사들이 미 육군에 이의를 제기했고, 육군은 에어로바이런먼트에 이들의 이의를 심사하는 동안 생산 작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 때문에 16일에는 주가가 거의 10% 폭락하기도 했다.
이번 계약으로 미 육군은 5년간 스위치블레이드를 구매하게 된다. 덕분에 에어로바이런먼트는 대박을 터뜨렸다. 마켓워치는 "이번 계약은 회사 규모에 비해 크다"면서 "분기마다 약 5000만 달러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10월 마감 에어로바이런먼트 회계 분기 매출 전망치 1억7700만 달러의 약 4분의 1을 넘는 규모다.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보병이 배낭 등에 넣어다니다 발사하면 일정 시간 하늘을 날아다니다 표적에 돌진해 파괴하는 자살 폭탄 드론이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도 좋다.마켓워치에 따르면, 에어로바이런먼트를 담당하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7명 가운데 6명이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86%가 매수를 추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종목 평균 추천 비율 55%를 압도하는 것이다. 평균 목표주가는 227달러 수준이다.
베어드의 피터 아먼트 애널리스트는 미 육군으로부터 대규모 계약을 따낸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에어로바이런먼트 추천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161달러에서 220달러로 59달러 끌어올렸다. 아먼트는 이번 수주는 2029년까지 에어로바이런먼트 전망을 밝게 한다면서 2025 회계연도 이후 매출 감소 우려도 날려버렸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그레그 콘래드 애널리스트도 매수를 추천하고 목표주가로 230달러를제시했다.
전망은 더 밝다. 윌리엄 블레어의 루이 디팔마(Louie DiPalma) 분석가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이 같은 작업 중단 명령 철회는 '드문 행보'"라면서 "작업 중단 명령 철회는 미 육군이 에어로바이런먼트의 스위치블레이드-600을 새 라소(LASSO)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라소는 저고도 추적 타격 무기(Low Altitude Stalking and Strike Ordnance)의 약자로 미군의 무인살상무기시스템(Lethal Unmanned Systems)의 한 체계이다. 라소는 투자의견 매수를 냈지만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