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동 사업과 방산업을 하는 풍산의 주가가 24일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크게 내린 데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이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리와 구리합금, 판과 구리봉 등 신동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풍산은 국제 전기동 가격을 매출에 반영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구리 가격 상승은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풍산은 또 5.56mm 소총탄에서부터 155mm 자주포탄 등 각종 탄약을 생산하는 방산업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155mm 포탄 수요로 방산부문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풍산의 신동과 방산 부문 매출 비중은 7대 3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풍산은 전날에 비해 5.14%(2800원) 오른 5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조 6058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국제 구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구리 가공 사업을 하는 풍산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데다 방산 부문에서도 긍정 흐름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든 결과로 풀이된다.
풍산주가는 올해 1월2일 3만8900원(종가)으로 출발해 5월16일 7만7300원을 찍기도 했다.
19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기동 가격은 미국 Fed의 금리 인하 발표와 중국의 수요 증가 전망에 힘입어 t당 9405.5달러로 두 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하락에 23일에는 전날에 비해 0.70%(66달러) 빠진 932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날 가격은 전주 평균 가격에 비해 0.21%(19.50달러), 8월 평균에 비해 4.08%(365.29달러) 각각 오른 것이다.
Fed는 18~19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실업률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도 완화되고 있는데도 기준금리를 4.75~5.00%로 0.5%포인트 내렸다. 또 중국 금속시장 개선과 경기부양책 기대감도 커졌다.
LME 구리 재고가 5거래일 연속 감소했고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재고도 줄어들며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20일 기준 LME 구리재고량은 30만1700t으로 13일(31만1525t)에 비해 약 3.2% 줄었다. SHFE 구리 재고는 13일에 비해 11.1% 감소한 16만4938t으로, 이는 6월 초 이후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8월 중국 구리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음에도 구리 수요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재고 감소가 두드러졌다.
구리 시황은 풍산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일 풍산의 목표 주가를 8만7000원으로 유지하며, 투자 의견을 '매수(BUY)'로 제시했다. 이는 19일 종가인 5만3600원 대비 상승 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박 연구원은 "구리 가격이 반등하고 방산 부문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주가는 외적 변수로 하락한 상황"이라면서 "방산 부문 분할과 같은 펀더멘털 외적 요인으로 주가가 부진한 만큼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방산 부문에 대해서도 "중동 지역 갈등 장기화로 투자 매력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풍산의 주가는 추석 연휴 전후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으나, 이는 펀더멘털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박광래 연구원이 제시한 목표가 8만7000원은 신한투자증권이 지난 7월29일 발표한 직전 목표가와 동일하다. SK증권은 지난 7월29일 목표가 8만4000원, 현대차증권은 8만2000원, BNK증권은 8만원을 각각 내놓았고 LS증권은 7만8000원, 유진투자증권은 7만5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전기동(구리) 가격 추정치를 기존 9000달러 중반에서 9000달러 초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풍산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644억 원에서 615억 원으로 낮췄다. 이는 SK증권 전망치(매출액 1조 1868억 원, 영업이익 632억 원)보다 낮다. 신한투자증권의 전망은 SK증권이 내수와 미국 매출은 견실하겠지만 국내 방산업체들의 인도 물량 감소로 유럽 매출감소와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앞서 풍산은 지난 2분기 매출액 1조 2336억 원, 영업이익 161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1%, 199.4% 증가한 것이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