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나선 가운데,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영풍정밀 사외이사 전원이 반대한고 밝혀 주목된다.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계열회사로서 펌프와 밸브, 소재를 만드는 회사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고려아연 외에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에도 나섰다.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의 셋째 작은 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하는 기업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모친 유중근씨(6.27%)와 최윤범 회장(2.75%) 등 최씨 일가가 지분 34.34%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 측에서는 장형진 고문(5.71%),장고문의 차남 장세환 코리아써키트 대표(4.77%),장남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4.67%)등 장씨 일가가 21.25%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정밀 사외이사(정순원·홍석주·이한종)는 24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최근 주식회사 영풍과 동일인 장형진이 사모펀드를 앞세워 진행 중인 공개매수에 대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극대화의 관점에서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그 결과 전원의 합의로 이에 반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순원 사외이사(72)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 사장과 삼천리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LX홀딩스 사외이사도 겸하고 있다. 홍석주 사외이사(71)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했으며 조흥은행 은행장, 한국증권금융 사장,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을 역임했으며 로커스 캐피탈 파트너즈 대표로 있다.국세청 출신인 이한종 사외이사(60)는 춘천세무서 서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1과장, 국세청 징세법무국 징세과장, 삼성세무서장을 지내고 현재 무법인 화우 대표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공개매수는 오로지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이용한 고려아연 인수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영풍정밀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장기적 비전이나 경영철학을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주주들의 장기적인 이익마저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풍정밀 사외이사들은 현 경영진이 아닌 영풍이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가질 경우 기업의 존속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들은 "현 경영진의 영업능력, 수주산업이라는 특성에 따른 고객 이해도, 기술 전문성 및 경영노하우가 영풍정밀의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먼서 "이에 회사의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성 및 주주의 이익을 위해 앞으로도 현 경영진의 장기적인 관점과 경영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저희 사외이사 전원은 현재 영풍정밀 이사회의 일원인 기타비상무이사 장형진이 본인의 사익을 위해 MBK파트너스와 결탁하여 당사 및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한 현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면서 "영풍정밀과 임직원, 전체 주주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현 경영진을 적극 신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