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석으로 무수불산 만드는 '후성',이차전지 불황에 손실의 늪에
상태바
형석으로 무수불산 만드는 '후성',이차전지 불황에 손실의 늪에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9.26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중 형석만 유일하게 의존도 낮아졌다는 한국수출입은행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이차전지 전해질과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후성이 주목받고 있다. 후성은 방산업체 퍼스텍과 드론 생산업체 유콘시스템, 내화물 업체  한국내화(주), 후성정공(주) 등과 함께 중견그룹인 후성그룹에 소속된 회사다. 김근수 회장은 어머니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고종사촌지간이다.

(주)후성의 주요 제품.사진=후성 홈페이지 캡쳐
(주)후성의 주요 제품.사진=후성 홈페이지 캡쳐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후성은 이날 오후 1시 45분 현재 전날에 비해 4.19%(300원) 오른 67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7218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날 주가 상승은 이차전지 기업 중 북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만 골라 투자하는 키움투자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가 2개월 만에 8% 넘는 수익률을 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당 ETF는 국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이차전지 관련 기업 중 전체 매출 중 북미 지역 비중이 높은 순서대로 15개 종목을 선정해 투자한다. 지난 25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엔켐, 솔브레인홀딩스 등과 함께 후성도 올라있다.

후성은 하루 전 한국수출입은행이 반도체 핵심 소재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주목받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이슈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6대 핵심 원자재(실리콘, 희토류, 텅스텐, 게르마늄, 형석, 갈륨·인듐) 중 5개 원자재에서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승했지만 형석만 전년보다 2.4%포인트 하락한 47.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후성의 형석 창고. 사진=조달청 블로그 캡쳐
후성의 형석 창고. 사진=조달청 블로그 캡쳐

후성은 형석에서 이차전지 전해질과 반도체용 특수가스에 결정적인 성분이 '무수불산'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형석에 황산을 반응시켜 물이 없는 불화수소 기체인 무수불산을 만들고, 이 무수불산을 다시 정제해 고순도 불화수소를 생산한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식각·세정, 이차전지 전해액 등에 사용되는 국내 산업의 핵심 소재다.

지난해부터 형석 비축에 나선 조달청도 후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조달청장이 직접 방문해 공장을 둘러본 적이 있다.

모바일 기기, 전기자동차,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로봇 등 어느 하나 '무수불산'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수요가 상당하다. '형석'이 없다면 이차전지도, 반도체도, 형석을 원료로 하는 기타 산업들도 가동을 멈춰야 한다.

후성은 2022년 형석 수요 13만t을 전량 수입했는데, 이 중 6000t을 제외한 나머지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무수불산 제조공정. 사진=후성
무수불산 제조공정. 사진=후성

후성은 이차전지 전방시장의 업황 부진으로 관련 사업이 적자를 내왔지만 올해 상반기 적자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상반기 매출은 연결기준 2204억 원, 영업이익은 51억 7900만 원 손실을 냈다.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4.8%줄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5231억 9000만 원,영업이익 461억 1000만 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3%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143.8% 급감했다.

2022년에는 매출액 6105억 원, 영업이익 105억 3700만 원을 낸 후성은 2연 연속으로 이차전지 등 전방산업 업황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후성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기침체와 이차전지 등 전방산업 불황 영향으로 이차전지 소재 판매와 반도체 생산용 가스판매 감소 등이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밝혔다.

후성은 2006년 퍼스텍으로부터 인적분할해 설립, 코스피에 재상장한 기업이다.  주요 제품은 반도체 생산용 에칭증착  특수가 외에 가전용·산업용 냉매와 이차전지 전해질과 첨가제  등을 생산한다. 매출비중은 특수가스 등 기초화합물 64%, 화공기기 36%를 차지한다.

가전회사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회사,국내외 전해질  메이커가 주요 고객사다.

후성의 주요 주주는 창업주  일가다.창업주인 김근수 회장이 11.690%, 아들 김용민 대표가 20.85%,그룹 지주회사인 후성홀딩스 7.23% 등 특수관계인이 46.04%, 국민연금이 6.05%를 각각 보유 중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