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국제유가의 새변수 '중동긴장 고조에 따른 공급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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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국제유가의 새변수 '중동긴장 고조에 따른 공급차질'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9.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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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수장 제거로 중동 긴장 최고조에 유가 상승 전환
사우디 시장 복귀 방침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유가 하락 압력

하락세를 보여온 국제유가가 27일(현지시각) 상승했다. 공급과잉 염려로 하락압력을 받은 국제유가가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수장 제거로  중동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공급차질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보복을 다짐하고 있어 중동 긴장고조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는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장 복귀 시사로 퍼진 공급과잉 염려를 누르고 유가를 밀어올릴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23일 '최근 국제유가 관련 주요 관전포인트'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원유수급 펀더메널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제유가의 상승전환은 쉽지 않아 보이며  OPEC+(플러스)의 감산완화가 시작되면 국제유가 하방압력이 더욱 강화될 소지가 있다고 예상했는데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이 제거한 것으로 확인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이스라엘군이 제거한 것으로 확인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28일 CNBC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선물 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Clc1)은 전날에 비해 1.43%(0.97달러) 오른 배럴당 68.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계약(LCOc1)도 0.65%(0.47달러) 오른 배럴당 72.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석유시장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가상승은 중동의 긴장 고조, 특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갈등 격화가 이끌고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난의 무장단체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수장 하난 사스랄라(64)를 제거했다고 밝히자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레바논과 레바논인들을 지키기 위해 적과의 성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17일 자국과 헤즈볼라 교전에 피란한 북부 접경지대 주민의 안전한 귀환을 전쟁 목표에 추가한 뒤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언하고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나스랄라 사망이 발표된 이후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와 요르단강 서안을 향해 미사일 약 90발을 발사했다. 나스랄라는 1992년부터 32년간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이끌어 왔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나스랄라의 피는 복수 없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역내 모든 저항군은 나란히 서서 헤즈볼라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벤 후티반군도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미국 선박과 이스라엘 중부 표적에 대한 공격을 늘리면서 이 지역을 더욱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중동의 불확실성 증가는 석유 해상 운송에 대한 리스크를 높였고 투자자들은 공급 차질을 예상하고 안전한 원유 수요를 늘리면서 유가를 올리는 것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분석했다.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 27일(현지시각) 상승 전환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 간 전쟁 격화로 공급차질이 예상된 데 따른 시장의 반응이었다. 사진은 SK해운이 운용하고 있는 초대형 유조선 C.프로스페러티호.사진=SK해운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 27일(현지시각) 상승 전환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 간 전쟁 격화로 공급차질이 예상된 데 따른 시장의 반응이었다. 사진은 SK해운이 운용하고 있는 초대형 유조선 C.프로스페러티호.사진=SK해운

앞서 국제유가는 26일까지 산유국의 원유 증산 시사 등 영향으로 이틀 연속으로 급락했다. 26일 WTI 11월 인도분은 2.9%,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2.5% 각각 내렸다. 이는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이 증산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매도세 나선 결과로 풀이됐다.

세계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정부는 가격보다는 시장을 되찾겠다는 전략에 따라 12월부터 산유량을 늘릴 계획으로 있다.  당초 OPEC+는 10월 초부터 장기간 이어진 생산량 감축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었지만 해제 시점을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이번 조치로 배럴당 100달러라는 비공식 유가 목표치 또 포기할 계획인 것으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장기간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게 사우디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는 예산 수지를 맞추기 위해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유가가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유가가 70달러선조차 빈번하게 지켜내지 못하면서 사우디 정부의 야심찬 인프라 계획은 수차례 폐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OPEC 회원국인 리비아도 내정 갈등으로 중단된 석유 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어 사우디마저 증산을 결정하면서 공급 과잉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가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해왔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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