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30일 올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다 일본의 금리 정상화 노선을 지지하는 인물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의 자민당 총재 당선과 중국 유동성 패키지 공개 영향으로 엔화와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가 강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 하락을 가져오지만 달러 표시 우리 수출품 가격을 높여 수출에는 마이너스 영향을 준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0.8원 내린 1307.8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1월3일(1304.8원)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10.9원으로 출발해 장 중 1303.4원까지 내리는 등 1300원대에서 움직였다.
환율 하락에 주가가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환율 하락폭은 제한됐다. 코스피는 이날 2.13% 하락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김찬희 수석연구원은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가치와 연동되며 1300원 초중반 박스권을 지속했다"면서 "달러화 방향성이 제한된 가운데 외국인 주식 자금 이탈과 내국인 해외주식 투자 위축(자금 국내 회귀) 상쇄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김유미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는 8월 PCE(개인소비지출)물가가 예상보다 둔화된 점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지속시키며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8월 PCE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면서 7월상승률(2.5%)과 시장 예상치(2.3% 상승)를 밑돌았다. 근원PCE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7월 상승률(2.6%)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물가 둔화세 지속으로 Fed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지면서 달러는 하락했다"면서 "일본 엔화는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의 총재 당선 소식에 추가 통화 긴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고 부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하건형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초중반의 하방경직 흐름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9월 수 출입지표에서 미국 대비 비미국 수요의 상대 강세가 약화되고,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기대감이 단기로 부각될 수 있어 위안화 강세에 연동돼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