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으로 미국 견제를 위해 중국이 10월1일 희토류 관리 조례 시행에 들어가면서 국내 희토류 관련 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정련 기술을 등에 업고 희토류 정제 제품을 대량 공급하며 국제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희토류는 스칸듐과 네오디뮴, 테르븀 등 17개 원소들로 전기자동차와 F-35 스텔스 전투기 등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 등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통하는 금속이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희토류 무기화 방침을 정한 중국이 이날 첫 희토류 관리 전문 행정법규인 '희토류 관리 조례'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서 국내 희토류 관련이나 희토류 대체재 사업을 하는 관련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국무원의 리창 총리가 6월29일 서명한 이 조례는 희토류 자원이 국가 소유이며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희토류 자원을 점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희토류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공업정보화부·자연자원부 등 정부 부처의 희토류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고, 현(縣)급 이상 지방 정부가 관할 지역의 희토류 관리를 책임지도록 했다.
국가가 희토류 산업 발전을 위한 통일된 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기술·공정·제품·소재·장비의 연구·개발과 적용을 장려하고 지원하며 각 부처는 희토류의 채굴·제련 총량 조절을 책임지도록 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희토류 생산량은 24만t으로 전 세계의 70%를 차지하고, 희토류 매장량도 4400만t으로 세계 전체의 44% 수준이다. 가공정제 과정 산업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하나증권의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 임승미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하나구루아이 보고서'에서 "오늘의 테마는 희토류와 중동전쟁"이라면서 "희토류는 컴퓨터의 하드, 반도체, 전기자동차, 방산업체에 사용되며 첨단산업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임승미 연구원은 "전 세계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해 공급망 다변화로 점유율을 낮췄지만 여전히 의존도가 높은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임 연구원은 관련 종목으로 EG, LS에코에너지, 유니온과 유니온머티리얼,삼화전기,그린리소스, 상신전자 등을 제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그룹 계열사로 국내 기업 최초로 베트남과 대규모 희토류 산화물 도입사업을 시작한 LS에코에너지 주가는 최근 폭발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지난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0.76%(200원) 오른 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S에코에너지는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27일 하루 4.36% 빠진 뒤 다시 상승에 시동을 걸었다.
베트남 내 1위 전력케이블 생산업체인 LS에코에너지 올해 1월 베트남에 광산을 보유한 흥틴 미네랄과 희토류 산화물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흥틴 미네랄이 정제한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를 올해 200t, 내년부터 연간 500t 이상을 조달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LS에코에너지에 대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기대된다고 호평했다.
반면, 다른 기업들의 주가는 부진하다.
페라이트의 원료 산화철 전문 제조업체인 EG는 지난달 27일(-0.13%)에 이어 30일 1.88% 내리면서 2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앞서 지난달 24일부터는 3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이 회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이 경영하는 회사로 산화철을 유니온머티리얼에 공급한다. 페라이트는 희토류를 대체하는 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콘데서를 제조, 판매하는삼화전기도 지난달 27일(-4.74%)과 30일(-5.93%) 이틀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 초고밀도 특수코팅 사업을 하는 그린리소스도 같은 날 각각 1.68%, 2% 내렸다. 3일 종가는 1만64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한국 유일의 3 나노, 5 나노 공정이 반도체 건식 식각 장비 부품용 초고밀도 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상신전자도 지난달 27일과 30일 각각 0.90%, 0.30% 내렸으나 앞서 지난달 20일부터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상신전자는 세탁기와냉장고,에어컨 등 주로 생활가전에서 발생하는유해 전자파를 제거하는 줄여 전자파장해(EMI)를 방지하는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최근 페라이트코어를 활용해 신재셍에너지와 전기차용 리액터 시제품을 공급중이다.
유니온은 지난달 30일 2.47%(105원) 내린 415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시멘트 회사인 유니온은 종속회사인 유니온머티리얼을 통해 페라이트 마그네트를 생산한다. 유니온머티리얼도 지난달 30일 3.62% 내린 2130원에 마감했으나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힘을 과시했다.
희토류 관련주들은 지난달 마지막 이틀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3일 장이 열리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