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현실화?...국제 유가·금값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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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현실화?...국제 유가·금값 급등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10.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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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에 미사일 181발 공격..WTI 장중 5%↑ , 금값 2690달러 넘어

공급과잉 우려에 발목이 잡힌 국제유가가 중동 리스크에 급등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하락한 국제 금값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이스라엘의 반격,이에 대한 이란의 재공격 등으로 중동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한 원유시장의 변동성 장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금값은 주요국의 금리인하 정책이 지속되는 한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1일(현지시각) 급등했다.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CNews DB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1일(현지시각) 급등했다.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CNews DB

1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2.4%(1.66달러) 오른 배럴당 69.83달러에 장을 마쳤다. WTI는 장중 5%이상 급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2.6%(1.86달러) 상승한 배럴당 73.56달러에 거래됐다. 

안전자산인 금 값은 중동 전운 고조 등에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금선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1.2%(30.9달러) 오른 온스당 269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게 중동의 원유공급을 위협할 심대한 긴장 고조 행위로 해석되면서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원유는 전면전으로 공급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됐고 금값은 안전자산 수요 증가가 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달과 3분기 전체로는 수요 부진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를 넘어서지 못했으며 심지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중국의 경기부양책 공개에도 가격 지지선을 찾지 못한채 하락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이란이 이스라엘로 181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지난 4월 13~14일 이후 약 5개월여 만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해 군사작전을 펴온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이날 오후 8시께 성명을 통해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확인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압바스닐포루샨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의 살해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이 보복하면 또 반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중동의 전쟁 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유전시설 폭격에 나설 경우 유가 변동성은 더욱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이번 뉴스들은 매도세력이나 헤지펀드들을 안주하지못하도록 뒤흔들었다"면서 "이스라엘이 대응에 나서 이란 석유 정제와 생산시설을 타격하겠다는 위협에 성공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CFRA리서치의 스튜어트 글릭만 조사부문 차장은 마켓워치에 "이란의 산유량은 하루 약 320만 배럴이며 이중 약 50%가 수출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생산능력 일부를 못쓰게 한다면 원유시장은 줄어든 생산 여력으로 시장에서 경쟁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 320만 배럴의 손실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예상했다. 

클레이 시겔 원유시장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석유 생산시설과 수출시설을 공격할 경우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 생산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동 지역 분쟁이 고조될 경우 이란의 대리 세력인 예멘의 후티반군과 이라크 민병대가 중동 산유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석유 생산시설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공포심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유가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국제 금값이 1일(현지시각) 상승했다.사진은 골드바.사진=CNews DB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국제 금값이 1일(현지시각) 상승했다.사진은 골드바.사진=CNews DB 

국제 금값은 어떤가? 이번 국제금값은 자극에 대한 무릎 반사와 같은 것으로 금과 은의 랠리는 지정학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속 시장 전문 매체 킷코뉴스에 따르면,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조니 테브스(Joni Teves) 귀금속 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란과 그 대리세력과 이스라엘간 갈등 고조는 금값의 일시 단기 상승을 초래할 수 이를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테브스 전략가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전인 이날 오전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 긴장 고조에도 금값이 오르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지정학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금값이 미치는 영향은 정확히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면서 "투자자들이 금을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이런 유형들의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보유하고 싶어하는 이유들 목록에 추가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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