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곡물 수입국이자 수출국인 인도가 비 바스마티 쌀(향미)의 수출을 다시 허용했다. 국제 쌀 시장 공급이 늘면서 쌀 가격을 내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앞서 지난달 초 수출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바스마티 쌀 수출 최저가도 폐지했다. 인도의 쌀 수출 재개 소식에 국제 쌀값은 강한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인도는 지난 2022년 기준으로 2220만t의 쌀을 수출해 전 세계 쌀 수출(5540만t)의 40% 이상을 차지한 쌀 수출 대국이다.
2일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인도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비 바스마티 백미 수출을 최저 가격 t당 490달러에 재개하도록 허용했다. 수출이 재개되면 이는 1년 3개월 만이다. 인도 정부는 쌀 내수 공급을 늘리고 쌀값과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해 7월20일 비 비스마티 백미 수출을 금지하고 현미(brown rice 혹은 paraboiled rice)에 수출관세 20%를 부과했다.
인도는 '향이 나는 쌀'이라는 뜻을 가진 낟알이 길고 홀쭉한 바스마티쌀을 주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도 통상산업부 산하 대외무역총국(DGFT)는 이날 통지문에서 "비 바스마티 백미 수출 정책이 금지에서 자유로 수정되며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다.
인도 재무부도 하루 전 현미와 벼에 붙이는 수출관세를 10%를 인하했다. 그동안 현미와 벼, 비 바스마티 백미의 수출관세는 20%였다.
인도 정부가 쌀 수출 정책을 변경한 것은 인도의 쌀 소매가격이 정부 통제하에 있는 반면, 정부 창고의 쌀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쌀 농가가 앞으로 몇 주 안에 신곡을 수확할 예정이어서 내수용 쌀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인도의 쌀 수출 재개 소식에 국제 쌀 값은 벌써 하락하고 있다. 인도는 30일 5% 도정 현미를 t당 500~510달러에 내놓았는데 이는 직전주 530~536달러보다 6% 정도 내린 것이다. 인도는 5% 도정 현미는 t당 약 490달러에 매도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파키스탄, 태국, 베트남과 미얀마 등 쌀 수출국들은 같은날 쌀 가격을 최소 t당 10달러를 내렸다고 딜러들은 전했다.
인도는 이번 회계연도 4~7월에 1억 8900만 달러어치의 비 바스마티 쌀을 수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8억5252만 달러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수출금지 기간에도 인도 정부가 몰디브와 모리셔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아프리카 국가 등 우호국에 수출을 허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시아 인구 대국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세네갈, 중동의 이라크가 주요 쌀 수입국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