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기로에 선 쌍용차...마힌드라 2300억 투자 계획 철회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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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기로에 선 쌍용차...마힌드라 2300억 투자 계획 철회 파장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4.06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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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7월 최대 고비... 정부 혈세투입할 듯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에 대한 23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쌍용차가 9년 만에 생사기로에 섰다. 쌍용차에는 오는 7월 700억원의 산업은행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이 채권을 갚거나 연장하지 못하면 부도를 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쌍용자동차는 결국 금융권과 정부에 SOS를 쳤고 정부도 지원할 뜻을 내비쳤다. 혈세 지원 논란이 불가피하다. 쌍용차는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한국 경제에 시한폭탄이 되고 말 것인가?

쌍용자동차 심벌.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심벌. 사진=쌍용자동차

마인하드라그룹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쌍용차에 대한 2300억 원의 신규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마힌드라는 지난 1월 산업은행이 1700억 원을 지원하고, 마힌드라 2300억 원과 쌍용차 1000억 원 등  5000억 원의 신규투자 재원을 마련하자고 제안하고 산업은행과 협상을 벌여왔다.

마힌드라는 올해 운전자금으로 400억원을 쌍용차에 지원해주기로 했다.

고엔카 마힌드라그룹 사장은 지난 1월 방한해 정부와 산업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투자계획을 밝히며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모든게 완전히 달라졌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6일 평택 공장 직원들에게 배포한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회사가 2009년 법정관리 이후 최악의 비상시국에 직면했다”면서 “정부와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진=쌍용자동차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진=쌍용자동차

인도 3위 자동차 회사인 마힌드라는 지난달 자동차 판매가 1년 전에 비해89% 급감했다. 지난해 3월 한달간 6만2952대를 팔았는데, 지난달엔 그 10분의 1인 7401대밖에 팔지 못했다. 더욱이 인도는 지난달 25일부터 21일간 국가 봉쇄령을 내렸다. 모든 경제활동이 사실상 멈추면서, 자동차 외에 IT·금융·관광 등 사업을 하는 마힌드라 그룹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쌍용차는 2011년 대주주가 상하이차에서 마힌드라그룹으로 바뀌었다. 마힌드라는 당시 지분 인수에 5225억 원을 투자했고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2013년 800억 원, 지난해 500억 원을 각각 투입했다. 2016년 티볼리 신드롬으로 잠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지만, 쌍용차는 2009년 이후 2016년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12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가운데 산업은행 대출 1900억원을 포함해 차입금이 4000억원을 넘는다고 한다.

올해들어서는 코로나 사태로 3월 판매가 내수 6860대, 수출 2485대 등 9345대를 기록해 전년 동월에 비해 31.2% 감소했다. 1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28%나 빠졌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차는 언제 질주할 수 있을 것인가. 사진은 쌍용차의 ,G4렉스턴. 사진=쌍용자동차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차는 언제 질주할 수 있을 것인가. 사진은 쌍용차의 ,G4렉스턴. 사진=쌍용자동차

그럼에도 쌍용자동차는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시장 상황 악화에도 다양한 판촉활동을 통해 판매가 전월 대비 회복세를 보였다”면서 “이달 새롭게 출시되는 첨단 커넥티드 서비스 론칭을 바탕으로 주력 모델의 상품성 강화를 통해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마힌드라그룹은 7월까지 버틸 수 있는 긴급 자금 4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쌍용차가 다면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전망이다. 

이 때문에 쌍용차에 1900억 원을 빌려준 제1 채권자인 산업은행과 해고자 복지 문제에 개입한 정부는 시한폭탄을 떠안은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가 손을 뗀다고 하니 산은이 7월 돌아오는 900억 원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으면 쌍용차는 ‘잔인한 7월’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개입해 ‘빚’을 진 만큼, 추가 지원을 할 가능성은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6일 “쌍용차도 경영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8년 부도 문턱까지 간 한국GM에 8100억 원의 혈세를 지원해 호된 비판을 받은 전례가 있는 만큼 조심스런 모습이다.

문제는 대출 만기 연장이 문제의 끝이 아니라는 데 있다. 경영이 정상화하려면 추가 지원은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침체일로인 상황에서 쌍용차가 회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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