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한항공에도 1.2조 지원, 10.8% 지분취득...국유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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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한항공에도 1.2조 지원, 10.8% 지분취득...국유화하나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4.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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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하기로 한데 이어 대한항공에도 1조원대 자금을 지원한다.정부의 기간산업 안정기금 방안이 나왔지만 항공사들 사정이 다급해 국책은행들이 먼저 나섰다. 지원 대가로 국책은행들이 10% 넘는 대한항공 지분도 갖는다. 국민연금 보유지분을 합치면 정부지분이 20%에 이르러 대한항공이 공기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정부는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은 유휴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진칼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 직원들이 에어버스 320 날개부품인 샤크렛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한진칼그룹
한진칼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 직원들이 에어버스 320 날개부품인 샤크렛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한진칼그룹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에 1조 2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지원은 당므달 중순 이전에 이뤄질 예정이다.

상반기 만기 회사채가 1조2000억원인 만큼 이 돈을 지원받으면 대한항공은 일단 자금운용에서 숨통을 틀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채무는 ABS와 차입금, 회사채 등을 포함해 3조8000억 원 정도다. 대한항공은 일단 2월에 발행한 6000억 원 규모의 ABS 등으로 4월까지 갚아야 할 채무는 정리했다. 상반기(1∼6월)까지 8000억∼9000억 원의 부채 만기가 추가로 돌아오는데, 이번 자금 지원으로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끄게 됐다.

지원액 중 2000억원은 운영자금이며 7000억 원은 자산융동화증권(ABS) 인수에 투입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3000억 원의 영구채 인수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되면 두 국책은행은 대한항공 지분 10.8%를 갖는다.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9.98%를 합치면 정부 지분이 무려 2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유화 논란'에 선을 그었다.

산은은 지원 대가로 자체 자본확충, 경영개선 노력과 함께 대표이사 등 고액연봉자들의 임금 인상 제한, 자사주 취득 금지 조건도 제시했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등 보유 지분에 대해서는 담보로 책정하지 않았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사재 출연 여부는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세계 각국의 항공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등 형평성 측면도 고려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앞서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지원한 이유도 명확히 했다. 이번 지원으로 HDC그룹과의 인수합병이 정상적으로 종결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산은은 앞서 5개 저비용항공사에도 1300억원을 지원했고 경영난이 심각한 이스타항공 인수를 진행 중인 제주항공에는 인수자금 1700억원 지원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일단 항공업 상황을 감안해 국책은행을 통해 긴급 지원에 나섰지만 상황에 따라 추후 조성될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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