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WTI 200만 배럴 매입, 짭짤한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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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WTI 200만 배럴 매입, 짭짤한 수입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4.26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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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의 투자자이자 기업 사냥꾼인 칼 아이칸(Icahn.85)이 최근 국제유가 하락을 틈 타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대량으로 매입해 '큰 돈'을 번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돈 냄새를 잘 맡는 투자가다.

칼 아이칸.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칼 아이칸.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26일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칼 아이칸은 국제유가 폭락상황에서 싼 원유를 대거 사들였다. 아이칸은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인터뷰에서 자기가 최대 주주로 있는 정유업체 CVR에너지에 전화를 걸어 원유 매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으로 약간의 돈을 벌었다"고 돌려 말했다.

지난 20일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은 만기도래에다 수요부족이 겹치면서 배럴당 -37.7달러까지 붕괴했고 이날 CVR에너지는 100만~200만배럴의 원유를 샀다고 아이칸은 전했다.

아이칸은 "우리 역사에서 마이너스 유가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칸은 이번 투자수익으로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투자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칸이 이끄는 투자기업 아이칸엔터프라이즈는 옥시덴탈 지분을 9.9%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아이칸은 이 회사 지분 인수를 위해 1년간 경합을 벌였는데 옥시덴탈의 주가는 올들어 66%나 폭락하면서 그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반면 텍사스주 슈가랜드에 본사를 둔 CVR에너지 주가는 올들어 54% 하락했다. 더욱이 CVR에너지는 캔자스주 코피빌과 오클라호마주 윈우드에 정유공을 두고 있다. 이 정류공장이 돌아가는 한 640만 배럴의 저유탱크를 가득 채울 필요가 있다.아이칸은 원유를 저가에 매수하는 데 쓸 계정을 만들도록 했다. 그는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회사에 전화를 걸어 "저유 공간이 있는데 모든 이가 저유공간을 미친듯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WTI는 이후  사흘 연속으로 올랐다.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24일 2.7%(0.44달러) 상승한 배럴당 16.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간 누적 상승률은 46%이다. 주간으로는 32% 낙폭을 기록했다. 주 초반의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한 것이다. 

칼 아이칸은 뉴욕 금융계에서는 ‘기업 사냥꾼’으로 이름난 행동주의 투자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217억 달러로 평가된 그의 개인 자산은 주가 하락으로 약 170억 달러로 줄었지만 엄청난 거부다.

아이칸은 유대인 교사 부모에 의해서 뉴욕시에서 태어났다. 1957년에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철학 학사학위를 받고 뉴욕 대학교 의대를 다니다가 군에 입대했다. 체코 출신 발레리나와 결혼해 두명의 자식을 낳았지만 이혼한 뒤 1999년 재혼했다.

아이칸은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회사의 지분을 사들인 후 경영권을 위협한 뒤 지분을 비싼 가격에 되파는 투자기법으로 수익을 추구해 ‘상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아이칸은 나비스코, 텍사코, 바이어컴, 샘소나이트, USX, 마블 엔터테인먼트, 타임 워너, 넷플릭스, 모토로라, 허벌라이프 등 여러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고 주주제안을 하는 행위를 반복해 큰 많은 이익을 거뒀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6년 KT&G의 지분 6.59%를 확보하면서 2대주주로 올라섰고 자기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할 것을 요구하며 경영진을 흔들었다. 이후 KT&G가 국민연금 등 백기사를 구해 경영권을 방어했지만 아이칸은 KT&G 주가가 상승하자 지분 전액을 매각해 1500억 원이라는 시세 차익을 손에 쥐고 한국을 떠났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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