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27일 3조 원의 유동성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발표했다. 알짜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오너 일가 사재출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게 두산 측의 설명이다. 채권은행단은 일단 합격점을 줬다.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출한 두산중공업 자구안을 수용하고 추가 자금지원 검토에 착수했다.이에 따라 두산그룹의 주력계열사 두산중공업의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앞서 지난 13일 두산중공업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제출했다. 이에 채권단이 자구안 내용을 수정·보완할 것을 요구했고, 두산그룹도 이를 받아들여 이날 최종 자구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5월초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상환을 위한 추가자금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추가 지원 규모는 적게는 8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기존 1조 원인 한도대출을 1조8000억 원으로 늘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채권단은 현재 두산중공업에 대한 실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5월 중에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의 단계별 세부 일정과 절차를 점검한 뒤, 구체적인 경영개선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은 "이번 조치로 자금경색 상황이 해소되고 두산중공업 자체 신용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먄사 "시장조달 기능 회복이 어려울 경우 추가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추진 및 제반 비용 축소를 위한 고강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의 모회사인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자구노력을 최대한 지원하고 자산 매각과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추진한다.
두산그룹 대주주 또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를 들여 두산중공업 출자를 하기로 했다. 배당과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하기로 했다. 두산그룹 대주주는 지난 3월 말 긴급운영자금 요청 시 채권단에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두산은 열사 지분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짜 계열사인 두산솔루스는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주)두산과 오너 일가의 두산솔루스 지분은 61%다. 지난달 중형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이 지분을 6000억 원에 매각하는 거래를 추진했지만 막판에 무산됐다.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은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으로 약 8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마련한 돈을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매수자를 찾고 있는 두산건설은 중견 건설회사에서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은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추가 지원이 이뤄지면 만기가 닥친 차입금 걱정 대신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