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도삼략]미국이 인도태평양서 전략폭격기 3종 모두 운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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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도삼략]미국이 인도태평양서 전략폭격기 3종 모두 운용하는 이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0.04.3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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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폭격기 3종을 모두 운용하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 공군 전략폭격 자산이 언제든 원하는 곳에 오갈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인도태평양지역에 폭격기를 역내에 둘 필요없이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보내겠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폭격기 자산 운용 개념이 달라진 것이다. 이른바 '역동적 전략 배치'다.

미공군이 이런 개념을 도입한 것은 전략 폭격기 수효의 감소, 노후화도 일부 원인일 수 있겠지만 B-1 랜서, B-2 스피릿, B-52 스트라트포트리스 등 3종이 지구촌 어디든 갈 수 있기에 가능하다. 중국의 군사굴기에 따른 해양 진출 확장에 대한 견제구로 볼 수 있다. 미국판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인 셈이다.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따르면, 팀 레이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관(Global Strike Command)은 4월29일(미국 현지시각) B-1B 초음속 폭격기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 등장한 것에 일부 사람들이 조금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사진=미공군인도태평양사령부
미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사진=미공군인도태평양사령부

레이 사령관은 이날 미 공군협회 산하 미첼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핵 억지력’ 대담에서, 최근 괌에서 B-52 전략폭격기 5대가 본토로 철수한 것과 관련해 북한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 유지를 위한 중단기적 대안을 묻는 VOA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B-1 은 월등한 역량의 폭격기로, B-52가 물리적으로 도달하지 못한  많은 곳에 도달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B-1의 존재가 역내 미국의 동반자들과 동맹국들에게 매우 훌륭한 작전상 이점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B-1은 최고속도가 마하 1.2의 초음속 폭격기로 무게 87t에 기체내외부에 57t의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한다. 한번 뜨면 급유없이 최대 9400km를 날아간다.

B-2는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폭격기로 최고속도가 마하 0.95에 무기 18t을 내부 무장창에 싣고 최장 1만1500km를 비행할 수 있다.

기령이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큰 전략폭격기인 B-52는  31.5t의 각종 폭탄과 미사일을 싣고 마하 0.95의 속도로 2만km를 비행할 수 있다.

B-2 스피릿 폭격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노드롭그루먼
B-2 스피릿 폭격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노드롭그루먼

 

긴 항속거리를 가진 폭격기인 만큼 공중급유를 한다면 전 세계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만큼 굳이 중국과 러시아 등 잠재 적국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 인도태평양지역에 둘 필요는 없다는 논리도 있다.

미국은 앞으로도 핵 전략폭격기를 역내에 일정 주기로 보낼 것이며, (철수한) B-52폭격기들은 단지 보수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 공군의 B-52 전략 폭격기. 사진=미공군
미 공군의 B-52 전략 폭격기. 사진=미공군

이날 대담에서는 ‘역동적 전력 배치(Dnyamic Forces Employment)’ 개념을 바탕으로, 전세계 핵 억지력 유지를 위한 미 공군의 전략폭격자산 운용 방안이 논의됐다.

레이 사령관은 미 공군 전략폭격자산이 미 사우스다코다에서 출발해 남중국해 등 원하는 어느 곳이든 날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호주에 배치된 전략 폭격자산을 예로 들며, 호주에서의 임무를 역내 여러 곳으로 확장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역내 어느 곳에서든 미국의 동반자나 동맹들과 작전 수행이 가능하며, 확장된 핵 억지를 통한 역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 사령관은 이를 중심 부분으로 간주한다며 앞으로 세 종류(B-1, B-2, B-52)의 전략폭격기 모두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 공군 전략폭격 자산이 언제든 원하는 곳에 오갈 수 있는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역내에 존재할 필요는 없으며, 역외에서 역내에 영향력을 미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레이 사령관은 강조했다.

앞서 미 국방부가 괌에 배치한 B-52H 전략폭격기 5대를 본토로 철수시킨지 이틀 후인 지난 22일 미국 사우스다코다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미 공군 제37폭격비행대대 소속 B-1B 폭격기 1대가 30여시간을 날아와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 근처에서 미사와 공군기지 소속 미 F-16 전투기 4대,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 6대 등과 훈련을 벌이고 돌아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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