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미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 돈퍼붓기...2분기 3조달러 국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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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미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 돈퍼붓기...2분기 3조달러 국채 발행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5.0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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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2분기에 약 3조 달러를 민간에서 차입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미국 각계각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지만 미국 국가부채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민간이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줄이고 금리를 올리는 부정의 효과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양적 완화 당시처럼 국채를 매입해서 금리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미 재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2분기에 2조9990억달러를 새로 차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발행한 5690억 달러 규모의 국채 금액보다 5배나 많은 것이다. 재무부는 의회가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켜 발생한 재정 부담을 충당하기 위해 신규 차입을 늘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4차례에 총 3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켰다. 1차 83억 달러, 2차 1000억 달러, 3차 2조2000억 달러, 4차 4840억 달러다.모두 합치면 약 3조가 된다.

재무부는 1분기 4770억 달러에 이어 3분기에는 6770억 달러를, 4분기에는 4770억달러를 각각 차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채를 발행해 민간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오는 것이니 '차입' 즉 빌리는 것이다. 

코비드19 확산 영향을 받은 미국 사회 각계 각층을 지원하는 데 들어가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에 국내총생산(GDP)가 8% 감소했을 만큼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일자리 감소, 소비지출이 7.6% 줄고 특히 서비스 부문은 10.2% 줄었다.  

이렇게 해서 마련한 돈은 고소득층을 제외한 주민들에게 개인별 1200달러 지원금을 분배하는데도 쓰였고, 근로자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 중소 사업주들이 쓸 수 있는 경제적피해재난대출(EIDL) 등에 투입됐다. 바이러스 검사를 비롯한 의료시설 지원금도 집행됐다. 

세금수입만으로 갑자기 늘어난 지출증가를 감당할 수없기 때문에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대규모 채권발행으로 생길 수 있는 파장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월1일부터 두 달여 만에 국가부채 1조 5000억 달러가 늘어났다.부채 총액 6.4% 증가한 것이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4월30일 현재 24조 9489억 달러로 미국 국내총생산(GDP)보다 많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분기 미국의 명목 GDP는 21조5400억 달러다.

미국 행정부의 적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행 회계연도 6개월 동안 즉 지난 3월까지 재정적자가 무려 7440억 달러에 이르렀다.

미 의회 예산국은 올 한 해 동안 3조 7000억 달러의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족한 자금은 국채를 발행하든 돈을 찍어내서 조달해야 한다.

 5월부터 코로나 관련 부양책이 본격 집행되는 만큼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채를 발행하고 그것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기조와는 어긋나는, 아니 거꾸로 가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과거 양적 완화 당시 처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가 국채를 사들이는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한 달과 이달 초까지 1조 5000억 달러어치 국채를 찍어냈다.이처럼 엄청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면 금리가 오를 법도 하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 4월 0.633%에서 0.685%까지 올랐다. 오르긴 올라도 0.005%포인트만 오른 것이다. 이것이 다 Fed가 국채를 사주고 있는 덕분일 것이다. 

Fed가 채권발행 물량을 늘리면 달러 유동성을 끌어들여 전 세계 달러 수급여건을 빠듯하게 할 수도 있고 이는 글로벌 달러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Fed.가 나설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Fed가 "어려움에 빠진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기준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동시에 Fed는 재무부가 주는 1달러당 10달러를 다수의 대출기관에 제공해 돈을 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날 현재까지 미국 재무부는 2150억 달러를 이들 대출기관에 제공하고 최대 4540억 달러를 약속했다. Fed는 이 돈의 10배인 최대 4조5400억 달러를 대출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대출은 회수가 용이하고 자금을 풀어도 공개시장 조작 등으로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아도 된다. 자산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도 적다.

미국 재무부가 통화 재정 정책상의 공조 규모와 속도가 유례없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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