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통제로 안티모니 400% 폭등...미국 자체 공급망 구축 속도

2025-11-11     박태정 기자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에 대응해 중국이 안티모니 수출을 제한한 이후 국제 가격이 2년 사이 4배(400%)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고급망 구축을 위해 운휴중인 알래스카 광산 재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세계 안티모니 채굴량의 약 60%를 중국이 차지하며, 나머지는 러시아, 타지키스탄, 미얀마 등지에서 주로 나온다. 한국에서는 고려아연이 아연제련 부산물로 고순도 안티모니를 회수하고 있다.

중국은 무역 전쟁의 보복 수단으로 특정 핵심 광물의 수출을 제한하는 '무기화' 전략을 쓰고 있는 만큼 안티몬의 사례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다른 희귀 광물에서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미국내에서 나오고 있다. 

캐나다 광산업체 크리티컬원에너지가 채굴한 안티모니 광석. 사진=크리티컬원에너지

미국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 WSJ)의 지난 9일자(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12월 안티모니의 미국 수출을 전면 금지한 이후 안티모니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1t에 1만 달러가 조금 넘은 안티모니 가격은 11월 현재 5만 달러를 웃돌고 있다. 올해 5월에는 6만 달러에 육박하는 초 강세를 보였다.

호주의 인공지능(AI) 분석기업인 디스커버리얼러트는 지난 5월 6일 "안티모니 가격은 2019년 1t당 5500달러에서 2025년에는 5만7000~6만 달러로 치솟았다"면서 "1000% 상승은 안티모니를 세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안티모니는 총알을 단단하게 하고 철갑탄의 강도를 높이는 등 방위산업에 널리 쓰이고 난연제와 납축전지의 극판, 전력선 피복제, 주석 합금, 특수 유리 제조, 안료 등에 쓰이는 독성이 강한 준금속이다. 금 광산에서 함께 나오는 '찌꺼기' 취급을 받았으나,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방산업체들이 비축 물량 확충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안티모니 생산 1위국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압도하는 1위다. 중국의 지난해 광산 채굴량은 6만t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타지키스탄(1만7000t), 러시아(1만3000t), 미얀마(4500t), 볼리비아(3700t), 호주(2000t), 튀르키예(1600t), 멕시코(800t), 이란(500t), 베트남(300t)의 순이었다. 미국의 생산량은 전무했다.

WSJ은 "안티모니는 수십년 동안의 대중국 의존으로 파괴된 공급망 회복의 중요한 시금석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과거 금 채굴 과정에서 버려진 안티모니를 찾아  알래스카에서 새로운 채굴 경쟁이 불붙었다. 미국은 알래스카와 아이다호에 있는 20세기 이후 가동을 멈춘 광산을 재가동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국방부가 지난 9월 국가 방위 안티모니 잉곳 비축을 위해 4300만 달러(약 624억 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안티모니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는 유에스안티모니(United States Antimony)는  지난 9월 국방 비축 물량으로 안티모니 괴(ingots)를 공급하는 2억 4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이 회사는 몬태나주 제련소를 확장하고 중국과 벌인 가격경쟁에서 밀려 1980년대 폐쇄한 광산을 재가동하며 필요한 광석을 확보하기 위해 알래스카 채굴 사업에 큰 힘을 쏟고 있다.

US안티모니는 안티모니를 찾기 위해 알래스카 페어뱅크스(Fairbanks) 주변의 광물 임대권을 확보하고 수십 년 전 채굴자들이 남긴 광맥 흔적을 좇아 새로운 도랑을 파고 시료를 채취하며 남은 것을 찾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기업인 펠릭스 골드(Felix Gold)는 페어뱅크스 가까운 트레저 크리크(Treasure Creek) 지역에서 고품위의 안티모니 표면 퇴적물을 발견했다. 펠릭스 골드 측은 허가를 받는 대로 올해 말부터 채굴을 할 준비를 마쳤다. 지하 수백 피트 깊이까지 시추해 안티모니 매장 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 웹(Joe Webb) 펠릭스 골드 상임이사는 "미국은 자국의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에스안티모니의 개리 에반스(Gary Evans)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휴전에도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미국내  공급망 확보 의지를 다졌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