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투자', 주식투자자는 싫어해..14%급락

2025-12-16     이수영 기자

국내 최대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총 투자비 약 11조원(약 74억 달러) 규모의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는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지고 나갔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회사인 고려아연 로고.사진=고려아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13.94%(22만2000원) 내린 13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낙폭과 금액이 다른 기업으로서는 도저히 엄두를 낼 수 없는 규모다.

이에 대해 증권 업계에서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큰 승리'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자 차익실현과 재료 소멸에 따른 '셀온'(sell-on·고점매도) 현상이 나타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아연 주가는 최근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달 25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가 다시 3거래일 하락한다음 5일부터 1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2일 하루 1.17%(2만 454원) 내렸다가 15일  4.48%(7만4000원) 상승하고 16일 또 하락 마감했다. 이로써 주가는 150만 원대에서 130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고려아연은 15일 미국에 약 11조 원(미화 74억 3000만 달러)를 투입해 비철금소 제련소를 건설하는 '크루서블 프로젝트((Crucible Project)'를 발표했다.신한투자증권의 박광래 연구위원화 한승훈 연구원은 이날  "미국 상무부와 전쟁부의 직접 지원과 참여는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민간 투자를 넘어선 한·미 경제 안보 동맹의 상징적 자산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크루서블 프로젝트'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Clarksville)과 고든스빌(Gordonsville) 지역에 연간 54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투자 규모는 총 10조 9500억 원(약 74억 3000만 달러)이며  2027년 착공해 2029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한다.  제련소는 미국내 유일 아연 제련소로 트라피규라 그룹의 자회사 니르스타(Nyrstar USA) 부지위에 건립될 것으로 전망이다. 트라피규라는 1978년 가동을 시작한 이 제련소를 고려아연에 매각할 계획이다.  

생산품은 아연 외에 납과 구리, 금, 은, 안티모니와 게르마늄, 갈륨 등 전략 광물 13종이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미국 합작법인을 대상으로 2조 8508억 원 규모의 제 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MBK·영풍의 지분율은 희석돼 40% 수준으로 낮아지고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미국 JV를 포함해 39% 선까지 확대된다.

박광래 연구위원은 "이번 프로젝트가 기존의 기업 투자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지점은 미국 정부의 깊숙한 관여"라면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 계약을 두고 '미국의 큰 승리(Huge win for the US)'라고 칭송하며 '탈중국 공급망 구축' 의 결정판이라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 정부의 파트너십은 고려아연 경영진에게 강력한 명분을 제공한다고 긍정 평가하고 '회사의 이익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과 경제 안보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논리는 향후 법정 공방에서 '경영권 방어용'이라는 MBK 측의 주장 을 반박할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윤범 회장 측 경영진과의 경영권 분쟁 중 인 영풍·MBK 연합은 이번 유상증자를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 사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배임 행위'로 규정하며 즉각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예고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