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인적분할...김동관 중심 승계·계열분리 속도

한화비전 중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출범

2026-01-14     박준환 기자

한화그룹 지주회사인 ㈜한화가 인적분할한다. 방산과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부문이 속하는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 부문이 포함된 신설법인으로 갈라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맡고 있는 주력 사업 부문은 존속법인인 ㈜한화에 남고,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이끄는 사업 부문은 신설법인으로 분리된다. 이번 인적 분할이 한화그룹의 계열 분리·승계 작업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지분율대로 신설법인 주식을 받는 기업 분할 방식으로 수평분할이라고도 한다.

한화그룹 사옥. 사진=한화그룹

㈜한화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 분할을 결의했다. 인적 분할은 6월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방산 지주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ㅡ화생명 등 방산과 조선·해양, 에너지를 비롯 금융 계열사는 존속법인에 남는다. 

한화비전과 한화모멘,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는 신설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아래로 들어간다. 

㈜한화는 "각 사업군의 특성과 환경에 적합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사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면서 "이번 인적분할로 ㈜한화는 그동안 기업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복합기업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 존속 법인 76.3%, 신설 법인 23.7%다. 기존 주주들은 분할 비율대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주식을 배정받는다.

인적 분할로 존속법인은 방산, 조선 등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신설법인은 독립 지주 체계에서 분할 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사업의 성장성과 적기 투자를 빠르게 의사결정 할 수 있을 것으로 한화는 내다보고 있다. 

신설되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테크 부문과 라이프 부문의 전략적 협업과 투자를 단행해 F&B와 리테일 영역에서 피지컬 AI 솔루션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 AI기술·로봇·자동화 설비를 활용하는 '스마트 F&B', 스마트 관제 시스템 등 고객 응대에 첨단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호스피탈리티', 지능형 물류 체계인 '스마트 로지스틱스' 등을 3대 핵심 영역으로 선정하고 시장 선점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해상도 15cm급 ‘VLEO(Very Low Earth Orbit) UHR(Ultra High Resolution)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의 실물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재계에서는 이번 인적 분할이 계열 분리와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형제 간 사업 구분이 확실해진 데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의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 이후 이번 결정이 내려지면서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승계 구도가 더욱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지분 22.15%를 보유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보유한 한화에너지 지분을 각각 5%, 15% 매각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 지분율은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20%, 김동선 부사장 10%로 조정됐다. ㈜한화에 대한 김동관 부회장의 장악력이 한층 강화됐다.

앞으로 김 부회장이 신설법인의 지분을 매각하고 이 자금을 활용해 ㈜한화 지분을 추가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