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치솟는 은(銀)값 또 100달러 돌파...사야하나

2026-01-27     박태정 기자

금의 자매금속이자 태양광패널 등에 쓰이는 산업용 금속인 은값이 끝없이 오르고 있다. 거침없는 하이킥을 한 탓에 26일(현지시각) 또 온스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정학 리스크 상승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증가,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에다 전 세계의 은 매수 열풍, 공급 부족의 합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은을 투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0온스 순도 999% 조커 걸 실버바(Joker Girl. 사진=킷코닷컴

27일 미국 CNBC방송 등에 따르면, 26일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시장(COMEX)에서 3월 인도 은 선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4.48%(5.169달러) 내린 온스당 110.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6달러까지 치솟았다.

앞서 은은 지난 23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당일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시장(COMEX)에서 3월 인도 은 선물은 전날에 비해 7.15%(6.888달러 오른 103.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은 현물도 온스당 100.49달러로 4.5% 뛰었다.

은값은 지난해 제련 증대의 어려움 속에 계속 되는 공급부족에 200% 이상 급등했다. 

CNBC는 "지정학 혼란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은과 금값 급등은 달러 기반 자산에서 벗어난 투자 즉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라고 평가한다. 즉 미국 정부의 과도한 부채, 통화량 증가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우려 속에 미국달러 등 '약화된' 통화 대신 금고 은, 원유와 구리 등 희소 자산과 대체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투자전략을 말한다.

봅 코트리브(Bob Gottlieb)  전 JP모건 금속 트레인은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에 " 이는 단순히 밈 랠리(유행으로 단기 급등한 뒤 하락하는 현상)이 아닌다"면서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미국 정책, 미국의 불가예측성에서 자기들을 보호하려는 탈달러화 정책 측면의 근본 랠리"라고 설명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금 매수를 늘리기 시작해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개시 이후 금 매수를 가속화했다. 최근 미국이 카를로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고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매수하겠다고 캐나다가 중국과 거래를 하면 관세 100%를 즉시 물리겠다고 위협하면서 지정학 긴장이 재발하자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 수요는 늘어났다.

달러 약세도 은값 상승에 보탬을 줬다. 미국달러로 금액이 표시되는 은 등 상품 가격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달러가치가 내려가면 반대로 상품 가격은 올라간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10으로 전날에 비해 0.06% 하락했다.

또한 최근 태양광패널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증설 붐에 힘입어 산업용 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은값 가격을 지지한다. 시카고 금속거래소 산하 창고의 은 재고량은 급감했다. 

투자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은을 상투 가격(꼭지점)에 산 사람은 가격 변동시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미 아르놋(Amy Arnott) 모닝스타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가격은 역대 최대인데 이는 늦게 산 사람들은 가격 하락 시 위험에 처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아르놋 매니저는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명성이 있지만 시장 혼란기에는 실제로 꽤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은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