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에 외환보유액 두 달 새 50억 달러 급감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두 달 사이에 47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59억1000만 달러로 2025년 12월 말(4281억 달러)에 비해 약 21억5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해 12월에도 전달에 비해 26억 달러 줄어 들어 외환보유액은 두 달 사이에 47억 5000만 달러가 준 것으로집계됐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급락한 환율이 올들어 다시 오르자 외환시장 매도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 국민연금 외화스와프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하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 매입에 필요한 달러를 외환보유액에서 조달한 뒤 나중에 달러로 되갚는 것을 말한다.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만기 때까지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요인이 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8월5일 1387.5원에서 꾸준히 올라 12월23일에는 1482.7원으로 꼭지점을 기록했다. 당일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환율은 24일 1445.2원으로 뚝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같은달 29일에는 1436.9원까지 내려갔다.
그런데 올들어 지난달에 다시 환율이 상승을 재개했다. 지난달 14일에는 1466원으로 올라섰고 20일에는 1479.8원까지 되튀었다다. 이어 29일에는 1434.5원으로 다시 내려가는 변동성을 보였다. 20일부터 29일 사이에 외환당국 시장 개입이 있은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문다운 연구원은 "지난 12월 정부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는 평월 대비 큰 폭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5년 12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11월 말 대비 20억달러 감소했는데 환율 효과분을 제거한 실질 감소분은 39억~40억 달러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 자산별 외환보유액은 가장 비중이 큰 유가증권은 3775억2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63억9000만 달러 늘었다. 예치금은 232억5000만 달러로 85억5000만 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은 158억9000만 달러로 전달과 같았다.
금은 47억9000만 달러로 변함이 없었다.
IMF 관련 청구권인 IMF 포지션은 43억8000만 달러로 한 달 전 보다 1000만 달러 줄었다.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로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든다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10위로 밀려날 게 확실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4281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지만 10위인 홍콩(4279억 달러)과 격차가 불과 4억 달러에 그쳐 10위로 밀려날 공산이 커 보인다.
중국은 3조 3579억 달러로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1조3698억 달러), 스위스(1조751억 달러), 러시아(7549억 달러), 인도(6877억 달러), 대만(6026억 달러), 독일(5661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601억 달러)의 순이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