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틴토-글렌코어 합병 무산
글로벌 원자재 중개 업체이자 광업기업인 글렌코어와 호주 철광석 중심 광업 기업 리오틴토간 메가합병이 무산됐다. 이로써 구리 생산을 늘려 글로벌 광산 산업을 재편하려는 글렌코어의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양측이 기업가치와 인수 프리미엄을 놓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게 합병 무산의 결정 요인으로 꼽힌다.
합병이 무산되면서 리오틴토는 대신 자체 광산 개발과 기존 자산 확장을 중심으로 한 독자 구리 확대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으로 보이며 글렌코어는 추가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과 미국 경제 매체인 블룸버그 등은 5일(이하 현지시각) 두 회사간 합명 무산 소식을 알렸다.
보도에 따르면, 리오틴토는 이날 글렌코어 인수 협상에서 더 이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글렌코어와 합명이나 기타 사업 결합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수개월간 이어진 협상은 사실상 종료됐다.
이번 합병은 성사될 경우 세계 최대 광업 회사를 탄생시킬 수 있는 초대형 거래로 주목받았다. 리오틴토의 시가총액은 약 1570억 달러, 글렌코어는 약 760억 달러 수준이어서 합병시 233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회사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양측은 인수 프리미엄을 둘러싸고 치열한 협상을 벌였지만 합병회사 지배구조와 지분 소유권 등 핵심 조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글렌코어는 통합 법인에서 기존 주주들이 약 40퍼센트의 지분을 확보하는 주식 교환 비율을 요구했다. 이는 리오틴토가 감내해야 할 인수 프리미엄을 크게 높이는 조건이어서 리오틴토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리오틴토는 합병 법인의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 자리, 지배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렌코어는 "이런 조건들은 글렌코어의 구리 비즈니스와 전반 기여도를 저평가해 주주들에게 거래를 매력이 없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합병이 성사됐다면 수익의 대부분을 철광석 사업에서 올리고 있는 리오틴토는 구리 생산량을 사실상 두 배로 늘릴 수 있었고, 가격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구리 생산자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약 100만t 규모의 향후 구리 생산 증가분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됐다.
합병 무산 발표 후 글렌코어는 성명을 내고 독립 기업 전략에 여전히 자신이 있으며, 기존 사업 우선순위 이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합병이 무산되면서 리오틴토는 대형 인수 대신 자체 광산 개발과 기존 자산 확장을 중심으로 한 독자 구리 확대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