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lass'의 日 닛토보 주가 5.50%급등...103년 역사의 괴력

2026-02-10     박태정 기자

유리섬유 제품을전문으로 생산하는'닛토보세키(Nitto Boseki, 일본방적)'의 주가가 10일 5.50% 상승마감했다. 닛토보는  반도체 칩 기판과 인세회로기판(PCB) 제조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유리섬유'를 거의 독점 생산하는 일본 기업이다. 1923년 일본 후쿠시마현에 섬유회사로 설립된 닛토보는 틈새사업( niche business) 세계 1위를 지향하는 강소기업이다.

일본 닛토보가 생산하는 유리섬유 천. 사진=닛토보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닛토보는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전거래일에 비해 5.50%(980엔) 오른 1만8790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약 6840억 엔으로 집계됐다.

닛토보 주가는 올들어 이날까지 84.22% 급등했다. 지난해 이후 1년 동안 주가는 무려 225.09% 상승했다.

1898년 일본 메이지 정부의 국내 섬유 공급 추진의 일부로 설립되고 1923년 법인 전환한 닛토보는 면과 비단을방적하는 회사에서 전자재료용 유리섬유(T-글래스)와 건축 산업용 단열재(글래스울), 산업용 섬유, 진단시약, 특수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전자재료 매출 비중이 38%로 가장 높다. 닛토보는 세계 1위 기판 제조사인 일본 이비덴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이 주요 고객사다.

닛토보는 T-글래스로 더 잘 알려진 '저열팽창 유리섬유' 를 생산한다. T-글래스는 칩 기판과 인쇄회로기판(PCB) 제작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닛토보가 거의 독점생산한다. 사람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유리섬유를 완벽한 원형으로 만들고 기포가 전혀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전자 소재다. 

2025년 3월 말로 끝난 2024 회계연도에 매출 1090억 3500만 엔(약 1조 178억 원), 영업이익 164억4500만 엔(약 1535억 2000만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15.1%였다. 전년에는 매출 932억 5300만 엔, 영업이익 83억 8700만 엔, 영업이익률은 9%였다. 2025 회계연도 상반기(2025년 4월~9월 말)까지 매출 574억 엔, 영업이익 95억 엔, 영업이익률 16.5%를 거뒀다.

닛토보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유리섬유 칩 수요가 폭증하면서 미국  애플과 엔비디아, 퀄컴이 물량 확보에 나서고 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현지시각) "T-유리라고 불리는 천과 같은 소재는 거의 오로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닛토보가 생산한다"면서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는 상당한 규모의 신규 생산 시설을 가동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일본 다이와증권의 히라카와 노리쓰구 분석가는 WSJ에 "T-글래스는 제조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쟁업체들이 닛토보를 따라잡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닛토보가 생산하는 유리섬유 응용 분야인 전자소재. 사진=닛토보

수요 증가에 대응해 닛토보는 가격을 올리면서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닛토보는 올해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씨티그룹 분석가들은 인상률이 25% 이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닛토보는 또 2027년 3월까지 생산능력을 10~20% 늘리고, 2028년까지는 2025년 생산능력을 세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리원판을 녹이는 기존 용광로 용량을 조정하고 신규 용광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일본에는 유니티카 등 소형업체가 있지만 생산량이 닛토보를 따라가지 못한다. 대만글래스, 중국 타이산파이버글래스와 그레이스패브릭테크놀로지(GFT), 킹보드라미네이트 등 신규 업체들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술 장벽 때문에 충분한 생산 능력과 일관된 품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MD와 엔비디아, 애플에 기판을 공급하는 업체 경영진은 "추가 생산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닛토보에 압박을 가해도 소용없다"면서 "니토보 신규 생산 설비가 가동에 들어가는 2027년 하반기에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타다 히로유키 일본 닛토보 최고경영자(CEO).사진=닛토보

닛토보는 공급과잉을 경계하고 있다.  대만경제연구소의 시팡추 선임연구원은 WSJ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 결국 과잉 공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흔히 있다"고 말했다.  닛토보도 과거 고객들이 낙관하는 전망을 내놓았다가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갑자기 철회한 사례들을 잊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WSJ에 "AI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러한 성장률이 지속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타다 히로유키 닛토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닛케이아시아에 "우리는 계속 물량보다 품질을 우선할 것"이라면서 "품질보다 물량을 우선하거나 범용 부품 제조업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타다 CEO는 "소규모 공급사가 짊어질 리스크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시장 점유율을 일부 잃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