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이란발 유가 급등, 미국 인플레 자극"…금리 인하 물건너갔나

파월 "물가 2% 근접않으면, 금리인하 고려대상 아냐"

2026-03-19     박태정 기자

이란 전쟁의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이라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의장이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지 않으면 금리 인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배럴에 99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사진은 최근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18일(현지시각)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단기로  전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 상황이 미국 경제에 미칠 완전한 영향을 파악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지 않으면 금리 인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란 전쟁 이후 유가는 이날 장중 배럴당 99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도 최근 크게 올랐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라면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18일 현재 1갤런에 3.842달러로 한 달 전(2.923달러)에 비해 약 91.90센트 상승했다. 디젤가격은 갤런당 5.068달러로 한 달 전(3.670달러)에 비해 1.398달러 올랐다. 

석유제품 가격 상승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포인트 깎이는 '성장 잠식'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캐서린 카민스키 알파심플렉스 최고연구전략가는 "에너지 충격은 인플레이션 요인이며 채권시장에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라면서 "파월 발언도 시장을 안심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Fed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했다. 이는 두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중동 전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고용시장 둔화 신호 사이에서 정책 균형을 유지하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Fed가 공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올해 말 2.7%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 2.4%보다 높아진 수치로 Fed 목표치 2%를 웃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도 긴축 장기화 전망이 강화됐다. 단기 금리 전망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77%로 0.1%포인트 상승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2027년 7월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쟁 이전 최대 두 차례 인하를 기대한 것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Fed는 올해 0.2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지만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은 크게 높아졌다. FOMC 위원 19명 중 12명은 최소 한 차례 인하를 예상했지만 7명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Fed는 올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 2.3%보다 소폭 상향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연율 기준 0.7%로 이전 분기 4.4%에서 크게 낮아졌다.

문제는 미국 고용 시장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에서 9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실업률은 지난달 4.4%를 기록했는데 연말 4.6%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나와 있다. 기업들은 감원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는 가계 가처분 소득 감소와 직결돼 내수 침체. 성장둔화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중동 상황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효과가 더 클 수도, 더 작을 수도 있다.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