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반도체용 황산 생산 능력 28만t에서 하반기 32만t으로

2026-04-04     박준환 기자

고려아연은 최근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도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황산의 안정 공급을 위해 생산능력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아연과 납 제련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황을 정제해 초고순도 반도체 황산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은 현재 국내 반도체 황산 수요의 약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생산량의 약 95%를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황산. 고려아연은 반도체용 황산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사진=고려아연

4일 S&P글로벌 보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핵심 광물 제련소 건립을 위한 '크루서블 징크' 출범과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한국내 황산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국내 최대 반도체 황산 공급 회사다.

고려아연은 한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현재 28만t인 생산능력을 2026년 하반기까지 황산 생산량을 연간 32만t으로 늘리고, 추가 증설을 통해 최종으로는 연간 50만t 규모까지 확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황산 시장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반도체 황산 등 전자급 황산(Electric-Grade Sulfuric Acid)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6.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더스트리 리서치도 전자급 황산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반도체 업체들은 웨이퍼 세척 과정에서 황산을 사용하는데 전체 세정 공정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웨이퍼 표면의 오염 수준이 반도체 수율과 신뢰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 될수록 불순물 허용 한도도 극도로 낮아지기 때문에 반도체 황산의 순도와 품질 안정성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문제는 황산과 헬륨은 중동 지역 생산 비중이 높은 자원이라는 점이다. 중동 지역은 원유의 정제과정에 유황을 생산해 수출하는데 전 세계 유황 수출의 약 45%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지다,.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이 막히면서 공급망 취약성이 드러났다.

강한 산성을 띠는 황산은 유황을 연소시켜 이산화황을 만들고 이를 산화시켜 삼산화항을 변환한뒤 물에 흡수시키는 접촉식(DCDA) 공정으로 대량 생산한다. 황산은 구리와 니켈, 우라늄 등을 추출하는 '침출' 공정에도 쓰인다.  

고려아연은 석유 정제 부산물인 황(Sulfur)에 의존하지 않고 아연·연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SO₂)을 정제해 순도 99.9999% 이상의 초고순도 반도체 황산을 생산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 취임 후 생산 효율화와 라인 확대 투자를 이어가 현재 온산제련소 내 19개 라인에서 연간 28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2024년 연말부터는 증설을 진행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연간 생산능력이 32만t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통합 제련소에 반도체 황산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10만t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회사인 고려아연 로고.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생산한 황산의 약 60%는 초인산염(superphosphate), 인산 암모늄, 황산 암모늄과 같은 비료 제조에 사용되며, 약 20%는 정수, 알루미늄 환원, 산성화를 비롯한 세제, 합성 수지, 염료, 제약, 석유 촉매, 살충제, 부동액 등의 생산에 활용된다. 황산은 또 보크사이트를 처리해 황산 알루미늄을 만드는 데에도 주요하게 사용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통합 제련 공정을 통해 반도체급 황산을 생산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된 공급을 할 수 있다"면서 "오는 2029년 미국 통합 제련소 구축 이후 미국에 진출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반도체 황산 수급 안정화를 지원하고, 반도체 황산의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서 위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