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미국 성장둔화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소비심리가 가라앉고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성장 둔화로 향후 기준금리 인하(시중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인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고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금리를 인상하면 소비지출 억제 등을 통해 성장의 경로를 막을 수도 있어 딜레마에 빠져있다.
하나증권의 이재만 연구원은 12일 '화수분 전략' 보고서에서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지디피나우)가 1분기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1.3%까지 하락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Fed는 지난달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Fed는 오는 4월 28~29일 FOMC 회의를 연다.
지디피나우는 공개된 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의 실시간 경제 성장률을 예측하믄 모델이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의 공식 GDP 발표 전에 소매판매와 무역 등의 지표가 나올 때마다 갱신돼 현재 분기의 성장률을 정밀하게 추정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2월 미국과 이란 전쟁 직전에는 전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을 3%로 예측했으나 지난 2일 1.6%로 낮췄는데 다시 0.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는 1분기 성장률 추정을 시작한 지난 2월2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지난달 초까지는 3%를 소폭 웃돌다가 이후 대체로 하향 흐름을 이어왔다.
이재만 연구원은 또 "에너지를 제하면 아직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9% 오르고,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0.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3월 CPI는 3.3% 상승해 2월 2.4%에 비해 무려 0.9% 포인트 상승했다. 근원CPI도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3월 휘발유 가격은 전달에 비해 무려 21.2% 상승했다. 이는 미 노동통계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약 57년 만에 가장 가파른 월간 상승폭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중동 전쟁 직전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고조되며 최근 110달러를 넘어섰다가 현재는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그는 또 미시건대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7.6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에너지 가격 폭등이 소비심리 붕괴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미시건대 조사에서 1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전달 3.8%에서 4.8%로, 5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3.2%에서 3.4%로 올라갔다.
이에 미국 중간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를 드리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RBC의 마이크 리드 이코노미스트는 "휘발유 비용 지출이 늘어나면 소비자는 다른 곳에서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다"면서 "공급측 쇼크가 실물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은 대 혼돈에 직면했다. 현재의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반면, 금리를 인상하면 소비지출 억제 등을 통해 성장의 경로를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