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오일 가격, 수출증가·재고확충·비룟값 등에 상승 지속

화장품 라면 업계 2달 뒤 원가부담 체감 전망

2026-04-20     박준환 기자

아이스크림과 화장품, 라면용 식용유 등의 원료로 쓰이는 팜오일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비료 가격이 오른데다  팜나무 노령화로 생산성 저하로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식품 업계의 원가 부담이 2개월 내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팜오일 생산업체인 사임다비플랜테이션 공장에 오일 팜이 쌓여 있다. 사진=디엣지마켓츠닷컴

20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매체 바차트닷컴(barchart.com) 따르면, 이날 말레이시아 파생상품 거래소(BMD)의 7월 인도 팜오일 선물은 1t에 4497 말레이시아 링기트(MYR)로 전거래일에 비해 1.06%(47 MYR) 상승했다. CPO 현물은 18일 종가 기준으로 1t당 4460 MYR을 기록했다. 

일본의 경제 매체 니켓이아시아는 이날 팜오일 선물가격은 지난 2024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4월 들어 팜오일원유(CPO) 가격은 1t당 4400~4500 말레이시아 링기트(MYR)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3월 말 4800링기트를 웃돈 고점에 비해 하락했으나,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GAPKI) 에디 마르토노 회장은 닛케이아시아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국내 팜오일 가격이 8~10% 상승했다"고 밝혔다.

CPO 가격은 이란 전쟁으로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본 수요국들과 기업들의 재고 확충노력, 비룟값 상승이 가져온 단기 공급 부족 우려와 최대 수출국 바이오디젤 정책 강화에 따른 바이오 연료 수요 증가 탓에 계속 오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3월 팜오일 수출은 전월 대비 41% 증가한 160만t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분기 기준으로는 유럽연합(EU)이 전체 수출의 23.4%(96만 3000t)를 차지하며 최대 구매국 자리를 지켰고, 중동 수출은 전쟁 여파로 547%(5배) 이상 폭증한 28만t에 이르렀다. 중국(132% 증가, 23만 3000t)과 미국(210.5%증가, 1만 6900t) 수출 또한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은 값싼 인도네시아산을 선호하며 팜오일을 국수와 스낵, 마가린 등 식품가공과 산업용으로 수입한다. 미국은 가공식품, 개인 위생용품과 산업용으로 수입한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팜오일 수출량은 올들어 2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36.26% 증가한 454만 t을 기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경고등이 들어와 있다. 우선,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팜오일 생산을 위한 비료 가격이 올랐다. 인도네시아 팜오일협회(GAPKI)는 전쟁 장기화 시 비료 가격이 약 50%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말레이시아 팜오일 생산량의 약 15%, 인도네시아 팜오일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농장주들은 비료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재식재를 보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규모 농민 생산 비용의 60%가 비료값인 만큼, 이는 재식재 보류, 생산 감소로 이어진다. 비료 사용량 감소와 재식재 보류의 여파는 약 6개월에서 1년 뒤 본격 체감될 전망이다. 이는 장기 팜오일 공급 부족의 원인이 된다.

둘째, 말레이시아 팜 나무의 약 35%가 내년이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19세 이상의 노령 수에 진입한다는 점도 공급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인도네시아 팜오일 기업 삼푸르나 아그로 직원이 팜야자를 따고 있다. 사진=삼푸르나 아그로

셋째, 더위도 수확량 감소를 가져올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7~9월 사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50~60%로 보고 있다. 강한 엘니뇨 발생 시 팜오일 생산량은 최대 14%까지 감소할 수 있으며, 그 영향은 발생 후 15~18개월간 지속된다.

넷째,  인도네시아 정책 영향도 있다.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7월 1일부터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50%로 높이는 'B50' 기준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연간 150만t의  팜오일이 자국 내 에너지용으로 전환되고 수출 물량은 줄어든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신 보고서에서 "팜오일, 대두유, 해바라기유, 유채유의 국제 가격이 모두 상승했는데, 이는 국제 원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파급 효과를 반영한 ​​것으로, 원유 가격 상승은 바이오 연료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공공투자은행(Public Investment Bank)의 총호렁(Chong Hoe Leong)분석가는 "식용유 가격이 전 세계에서 20%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는 약 2개월 후에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재고를 매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총 분석가는 "지정학 혼란 속에서 식량 안보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사재기가 가속화됨에 따라 매수세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GAPKI 에디 마르토노 회장은 닛케이아시아에 "보험료와 운송비가 최대 50%까지 인상됨에 따라 인도네시아 팜오일 수출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