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수입 과일 향연...이란 전쟁 여파로 가격 상승
'노란색의 향연'
주말인 25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 과일 매장에서 뇌리를 스친 생각이었다. 바나나, 오렌지, 레몬과 키위 등 많은 수입 과일이 판매대에 많이 올라있었는데 유독 노란색 계열이 많은 탓이었다.
판매대에 오른 과일은 바나나·오렌지 등은 물론, 망고, 체리 등 열대 과일로 품목이 다양했다. 진열된 바나나는 주로 필리핀산이다. 중남미 에콰도르와 베트남산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오렌지는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가 눈에 띄었다. 이 오렌지는 과일 꼭지 반대편 모양이 사람의 배꼽을 닮았다고 해서 영어로 '배꼽(navel)'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오렌지는 주로 1월과 5월 사이에 수입된다. 한국이 수입하는 네이블 오렌지는 미국산이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씨없는 레몬 역시 미국산이었다. 키위는 뉴질랜드 산, 자몽은 이스라엘산, 라임은 멕시코산이었다.
국산 과일로는 제주특산 카라향과 성산 참외가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현지 가격 상승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유통 비용 증가, 환율상승과 할당관세 인하로 수입 과일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2월 중순부터 바나나와 파인애플, 망고 등 주요 수입 과일에 대한 할당관세를 기존 30%에서 5%로 대폭 낮췄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상(상품) 10개는 4월 현재 기준으로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9.9% 상승했으며 망고는 31.3%, 바나나는 14.7% 올랐다.
바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등 주요 과일 수입은 지난해 역대 최대 기록을 기록했다. 이상상기후에 따른 국내 과일 생산 감소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신선 과일 수입액은 20% 이상 증가한 약 14억 4700만 달러(약 2조 220억 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은 고환율 지속과 정부의 할당관세 지원 종료 등으로 수입이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는 지난 1월 '농업전망 2026' 대회의 공식 보고서인 '2026년 과일 수급 동향과 전망'에서 신선과일 전체 수입량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75만 5000t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바나나와 파인애플, 망고 등 열대과일 수입량은 전년 대비 약 1.1% 감소한 48만 6000t, 오렌지와 자몽 등 감귤류 수입량은 약 3.4% 줄어든 13만 8000t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 수입 물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상승이 수입 신선 과일 가격을 크게 밀어올리고 있는 탓이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유와 디젤 가격이 오르면서 망고와 체리, 블루베리와 같은 항공 직송 과일의 운송비가 35% 이상 뛰었다. 환율은 1480원대여서 수입 단가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질소 비료의 주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비료 공급망이 타격을 입으면서 생산비도 오르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