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전선 등 '전선주' 천정 뚫듯 급등...AI붐 수혜?

2026-05-06     이수영 기자

가온전선과 대한전선 등 전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AI(인공지능) 투자 확산으로 전력 설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든 결과로 풀이된다.

가온전선 로고. 가온전선은 비상자사 LS전선 계열 상장사 자회사로 LS그룹 계열사다. 사진=가온전선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전선 계열사인 가온전선은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에 비해 19.76%(5만 7000원) 오른 34만 5400원에 거래됐다. 이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 67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장중에는 37만 5000원까지 치솟았다.

가온전선은 비상자사 LS전선이 지분 81.62%를 가진 LS그룹 계열사다. 한국전력과 KT, LG 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사, 유라 등이 주요 고객사다. 가온전선은 지난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9% 급증한 639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219억 원이었다. 지난해 연간으로 2조 5457억 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792억 원을 달성했다. 

같은 시각 호반그룹이 지분 41.95%를 가진 대한전선도 전거래일에 비해 11.04%(6700원) 오른 6만 7400원에, 비상장사인 LS전선을 거느리고 있는 LS도 4.72%(2만 4000원) 오른 53만 3000원에 거래됐다. 

대한전선 직원이 호반그룹 계열 파란색 대한전선 로고가 쓰인 안전모를 들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은 52만 5000볼트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해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단지 연결에 사용되는 해저케이블, 일반 건물이나 공장에 사용되는 중저압과 배전 케이블 ,송전탑에 쓰이는 강심알루미늄연선(ACSR)과 변압기 등에 들어가는 가공선과 권선 등을 생산한다.  한국전력과 한국전력거래소, KT 등 국가 기간망 운영사가 고객사다. 아울러 생산한 구리 선재(Copper Rod)를 경신전선, 삼동, 대원전선 등에 공급한다. 1분기 역대 최대인 1조 834억 원의 매출과 604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5년에는 매출 3조 6360억 원, 영업이익 1286억 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 대비 10.5%, 11.7% 늘어났다.

전기동으로 나선과 권선,전력선과 절연선, 통신선 등을 생산하는 대한전선 당진 공장 내부 전경.사진=대한전선

독립 전선 생산업체로 전력선과 절연전선을 생산하는 대원전선은  0.58%(100원) 오른 1만 7450원에 각각 거래됐다. 이 회사는 건물 내부에 전력을 공급하는 절연전선(HF-1X 등)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차량 내 전자장치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도 생산한다.  주요 고객사는 한국전력과 KT, 현대차와 기아차이다.  대원전선은 1분기에 매출액 1513억 원, 영업이익 83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9%, 175%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6245억 원, 영업이익 93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4.8% 쪼그라들었다.

가온전선이 생산하는 초고압 케이블. 사진=가온전선

이날 전선주들이 오른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AI 투자가 늘어나며 전선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증설 붐에 따라 막대한 전력이 필요해지면서, 전력 설비의 핵심인 전선과 케이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I 서비스(챗GPT 등)는 일반 검색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면서, 전기를 연결하는 전선 수요가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그동안 전력 설비 중 '변압기'를 생산하는 HD일렉트릭, LS ELETRIC, 효성중공업 등이 먼저 올랐다면, 이제는 전기를 보내는 통로인 '전선' 차례라는 시장의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규 인프라 구축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전선 업체들에겐 수주를 통한 실적 개선의 토대가 되고 있다. 미국 전력망의 70% 이상이 25년 넘은 노후 제품이어서 미국 정부는 인프라 투자 법안(IIJA) 등에 따라 대규모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어 한국 전선사들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규모 수주를 따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전선 제품의 판매 단가가 인상된 것도 실적 개선에 긍정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의 이정빈 연구원은 이날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로 늘면서 전력 공급 부족이 구조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선주를 AI 인프라의 핵심 수혜주로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의 김용구 수석 연구위원은 "반도체에 집중된 수급이 2차 전지, 전력기기 등으로 분산되면서 업종간 로테이션이 전개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하고 "글로벌 AI 설비투자 수퍼사이클의 온기가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넘어 전력과 전선 등 인프라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