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인준받은 케빈 워시 Fed 의장, 인플레 직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케빈 워시 차기 의장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제롬 파월의 뒤를 이어 11번째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13일(현지시각) 케빈 워시(56)를 Fed 의장으로 54 대 45로 인준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당시 역대 최연소 Fed 이사를 지낸 워시는 Fed 체제전환을 주창해온 인물인 만큼 그의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그는 벤 버냉키 전 의장의 핵심 측근으로 금융위기 수습을 함께 이끌었다. 이후 Fed의 대규모 자산 매입(양적완화) 정책을 과도하게 밀어붙인다는 소신을 이유로 2011년 스스로 물러났다. 그는 이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강사로 활동하며 Fed 통화정책을 꾸준히 비판했으며 특히 Fed의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Fed 관찰자들은 Fed가 일반적으로 매우 느린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워시 의장도 변화를 천천히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2000년대 초반에 워시와 함께 Fed 이사를 지낸 랜달 크로즈너(Randall Kroszner)는 "워시가 조치를 서두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크로즈너는 마켓워치에 "케빈은 인내심을 갖지 못할 것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IBC 캐피털 마켓츠의 에이버리 셴펠드(Avery Shenfeld)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워시가 한 사람으로서 한 표를 행사할 뿐이며, Fed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위원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시는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취임과 동시에 이란 전쟁 여파로 치솟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난관에 직면했다. 워시가 인준된 날 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3.8% 올라 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임금 상승률 3.6%를 웃돌아 실질 구매력이 오히려 떨어졌다.
시장은 워시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는 다른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할 것이다. 몇 달 전만 해도 Fed가 워시 의장에게 허니문 기간을 주기 위해 올해 한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 때문에 금리 인하의 길은 막혔다.
에드워드 존스의 제임스 맥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첫 몇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나아가 2026년 내내 Fed를 관망 기조로 묶어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을 97%로 보고 있으며, 남은 2026년 동안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3.50~3.75%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워시는 독립성을 둘러싼 유례없는 정치 압박 속에서 Fed를 이끌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계속 압박할수록 워시도 파월이 겪은 것과 같은 정치 충돌에 빠져들 수 있다. 미국 경제 컨트롤타워를 새로 쥔 그가 다음달 16~17일 첫 FOMC에서 물가 안정과 정치적 독립성이라는 두 개의 난제를 동시에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