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풍향계 구리, AI 주식인가" 블룸버그

2026-05-24     박태정 기자

경기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산업용 금속인 구리가 마치 AI(인공지능) 주식처럼 거래되고 있다는 빞판론이 제기됐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지표로 쓰여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가 AI 열풍의 핵심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과거와 달리 테크 주식처럼 가파른 시세 상승과 폭발적인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데이터 센터와 전력망에 필수인 구리가 최근 엔비디아와 ASML 홀딩과 같은 주식들과 거의 발맞추어 움직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마존웹서비스가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급증하는 구리 충동하기 위해 미국 아리조나의 광산에서 구리를 직구매한다. 사진은 아마존웹서비스와 구리를 합성한 이미지.사진=구글AI 생성 이미지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과 블룸버그뉴스는 22일(현지시각) 데이터 센터와 전력망에 필수인 구리는 최근 엔비디아와 ASML 홀딩과 같은 주식들과 거의 발맞추어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리는 지난주 사상 최고 종가까지 상승했다가 AI 관련 주식들이 난기류를 만나면서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이 이날 이 섹터로 다시 복귀함에 따라 다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변동성은 AI 구동에 필요한 모든 송전선, 변압기와 전기 장비에 대한 구리의 노출도가 이 금속의 낙관적인 전망을 지탱하는 핵심 축이 됐음을 반영한다. 

중국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DH 자산운용(DH Fund Management Co.)의 쉬션디(Xu Shendi)비철금속 트레이딩 이사는 마이닝닷컴에 "이번 상승 장세는 주로 AI 테마라는 구조적인 거래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추가 가격 상승은 광산 공급 부족과  테크 섹터로의 새로운 투자자 자금 유입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 구동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에 초고강도 전력망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 데이터 센터 내부의 전력 케이블, 변압기, 발전기, 냉각 시스템 등에 엄청난 양의 구리가 사용된다. 여기에 인공지능 컴퓨팅 성능이 2배 증가할 때마다 데이터 센터용 구리 수요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구조다.

AI뿐만 아니라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 발전 인프라 확충에도 구리가 대거 투입된다. 즉 녹색전환(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의 총아가 구리는 뜻이다.

전기차(EV) 보급 확대도 구리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구리의 양이 약 3~4배 더 많아 친환경 모멘텀과 AI 모멘텀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본사를 둔 신흥 구리 채굴, 개발 업체 거니슨 코퍼(Gunnison Copper Corp)가 아리조나주 존슨캠프광산(JCM) 현장에서 생산하는 구리 음극판(cathode). 사진=거니슨 코퍼

신규 구리 광산을 발견하고 실제 채굴을 시작하기까지는 평균 10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걸린다.  칠레와 페루 등 주요 생산국 광산 등급 저하,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과 파나마의 '코브라 파나마' 등의 조업 중단, 규ㅜ제 강화로 공급 증가 속도가 AI발 수요 폭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구리 가격도 가프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구리 가격은 1t에 1만 3545.50달러로 전날에 비해 0.88%(152달러) 상승했다.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월물 기준 구리 가격은 파운드당 6.3450~6.3750달러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비해 약 1.35~1.41%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약 1.45% 상승하며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원자재 중개기업인  머큐리아(Mercuria)는 올해 구리 수요 성장세를 2025년 40만t 미만에서 약 35만t 수준으로 예상한다.이는 연간 수요의 약 2.5%에 불과한 수준이다.

 머큐리아의 니콜라스 스노우던(Nicholas Snowdon) 금속 조사 책임자는 이달 초 홍콩에서 열린 업계 콘퍼런스에서 "AI 산업의 성장이 10년도 채 되지 않아 구리 수요의 주요 원천이 된 중국의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 섹터의 성장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