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도 시총 1조 달러 입성...삼성전자엔 호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폭증에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의 시총 1조 달러 돌파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도 긍정 신호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각)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19.29%(144.88달러) 오른 895. 8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상승률 2.72%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마이크론의 주가는 올들어 이날까지 213.89% 상승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 100억 달러(한화 약 1400조 원)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을 이끈 근본 원동력은 단순 질의 응답을 넘어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가 열리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가속화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장기 공급계약(LTA) 기반의 마진 확보가 꼽힌다.
이날 주가 상승을 촉발한 것은 글로벌 투자은행인 스위스 UBS가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3배 상향 조정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UBS의 티모시 아르쿠리 분석가는 "AI 붐이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투자자들이 AI가 메모리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많은 확신을 갖게 됨에 따라, 시장이 마이크론에 더욱 정상적인 멀티플(밸류에이션 배수)을 적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과거 가전용이나 PC용 범용 메모리를 주로 만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변동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 '경기 순환형(시클리컬)' 기업으로 분류됐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을 타고 AI 가속기용 HBM과 고성능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에서 초고속 성장을 이루며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고객사들이 안정된 물량 확보를 위해 3~5년 단위의 장기 공급 계약(LTA)을 맺기 시작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고 예측 가능한 안정된 수익 경로를 확보했다.
UBS는 이러한 변화를 근거로 마이크론이 주가수익비율(PER) 측면에서 엔비디아(NVDA)와 다르게 거래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 주가가 UBS가 제시한 목표주가 1625달러에 도달할 경우, 시총은 약 1조 8000억 달러까지 불어난다. 이렇게 되면 마이크론의 시총은 테슬라(1조 6280억 달러), 메타 플랫폼스(1조 5540억 달러), 버크셔 해서웨이(1조 430억 달러)를 제치고 브로드컴(1조 9980억 달러)에 이어 미국 기업 중 7번째로 큰 거인으로 도약한다.
마이크론 외 반도체 업계 전반의 주가도 뛰었다. 마벨테크놀로지(6.08%), AMD(7.78%), 램리서치(5.68%), 인텔(3.07%), 퀄컴(4.48%) 등 주요 칩 제조 및 장비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마벨은 1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마이크론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지난 8주 중 7주 동안 상승하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