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의 급성장, LS전선 강력한 경쟁자 부상

2026-06-12     박준환 기자

호반그룹 계열로 전력·통신 인프라 사업을 하는 대한전선이  세계 최고 권위의 해양 인프라 기업들과 연쇄 매머드급 동맹을 체결했다.유럽 해상풍력과 신재생 전력망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초고압 해저케이블'시장을 놓고 사활을 건 전면전을 벌여 LS전선을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급성장했다. 두 회사의 경쟁 관계는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수조 원대 수송전과 기술 유출 공방을 벌일 만큼 갈등이 극에 도달했다.

대한전선 직원이 호반그룹 계열 파란색 대한전선 로고가 쓰인 안전모를 들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유럽연합(EU) 에너지 전환 상생협력 포럼'에서 참석해 벨기에의 얀데눌(Jan De Nul), 네덜란드의 보스칼리스(Boskalis)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사업 협력을 위한 독점적 업무협약(MOU)을 각각 체결했다.

HVDC 시장은 과거 글로벌 톱티어 기업인 LS전선이 독점한 시장이었다. LS전선은 지난 2007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4번째로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개발한 선두 주자로 강원도 동해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자회사 LS마린솔루셔션을 통해 케이블 생산부터 해저 시공(포설)까지 원스톱 풀 패키지 역량을 구축해 독점 지위를 누려왔다.

포럼은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연합(EU) 국빈 방문을 계기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주최한 국가급 통상 행사로, 신재생에너지 주도형 에너지 전환과 대규모 전력망 인프라 리쇼어링(제조업 본토 유치)이 가파르게 진행 중인 유럽 전역에서 핵심 전략적 협력 카르텔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됐다. 

포럼에는 한국전력공사(KEPCO), 한국전력거래소(KPX), 유럽의 대형 송배전 시스템 운영사(TSO), 대형 EPC(설계·조달·시공)사, 독일 지멘스(Siemens), RWE, 네덜란드 테네트(TenneT) 등  초일류 해양 인프라 마켓 리더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한전선이 초-장조장 지중 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과 손을 맞잡은 벨기에 얀데눌과 네덜란드 보스칼리스는 글로벌 해상풍력 단지 개발, 대규모 해양 인프라 구축, 초고도 해저케이블 특수 설치 공정 분야에서 전 세계 탑클래스의 역량을 독점하고 있는 인프라 거대 기업이다. 북해와 대서양 등 거친 해상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수십 년간 축적한 독보적인 시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유럽과 북미, 아시아 시장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들과 손잡고 유럽 내 대규모 대륙간 계통 연계, 국가 간 장거리 HVDC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의 입찰 장벽을 완벽히 허물고, 신재생 에너지 영토에서 막대한 롱런 마진을 도미노식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대한전선 당진케이블공장 전경. 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은 케이블의 설계·생산에서부터 운송, 최종 해상 부설 시공, 정밀 유지보수까지 전 공정을 단독으로 하는 '턴키(Turn-key) 일괄 수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충청남도 당진시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에 축구장 30개 규모에 이르는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오는 2027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은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 안보 자산인 640kV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및 400kV급 초고압교류송전(HVAC) 케이블을 전량 양산한다. 1공장 대비 5배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대한전선이 보유한 국내 유일한 해상풍력용 포설선 '팔로스'호. 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은 또 6200t급 국내 유일 해저케이블 부설선 팔로스(PALOS)호에 더해, 지난달 노르웨이 DOF그룹에서 1154억 원을 투입해 1만t급 대형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 스칸디 커넥터(Skandi Connector)호를 인수 계약했다. 오는 8월 인수할 이 선박은 한 번에 7000t의 케이블 선적이 가능하며 전 세계 27개 초대형 해상 프로젝트에서 1300km 이상의 포설 실적을 검증받은 자산이다.

평저형(Flat Bottom) 선체 구조를 갖추어 수심이 낮고 조류가 가혹한 서해안 해상풍력 단지는 물론, 외부망 장거리 계통 연계까지 즉각 실전 투입이 가능한 전술적 강점이 있어, 자회사 대한오션웍스(구 오션씨엔아이)와 완벽한 수직계열화 시너지를 폭발시킬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급성장 중이다.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고수익·고난도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 수주가 매출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전력망 투자 붐과 맞물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 턴키(Turn-key) 수주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매출 3조 6360억 원, 영업이익 1286억 원, 당기순이익 923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분기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경쟁사인 LS전선의 절반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LS전선은 매출 7조 5882억 원, 영업이익 2798억 원, 수주 잔고 7조 6300억 원을 기록했다.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은 "대한전선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독보적인 가혹 환경 기술 전문성과 최고조의 품질 경쟁력, 그리고 포설선 투트랙 체계의 대규모 턴키 역량을 무기 삼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물론 북미와 유럽의 잠수함 전력망 시장 패권을 주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