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독점력에 삼성전자 제치고 시총 1위 등극

2026-06-22     이수영 기자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22일 삼성전자(보통주 기준)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25년 7개월 만에 코스피 '왕좌' 교체가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25년 7개월 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줬다. 사진=구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에 비해 5.16%(15만5000원) 오른 291만 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종가 기준시총은 2080조 37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전거래일에 비해 0.14%(500원) 내린 35만 3500원에 장을 끝냈다. 시총은  2066조 65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시총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줬다. 두 회사간 시총 격차는 13조 7187억 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00년 11월21일부터 코스피 시총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앞서 이날 낮 12시41분께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에 비해 6.15%(17만 원) 오른 293만4000원을 나타낸다. 시총액은 2091조 687억 원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9시30분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2000조 원을 달성한 뒤 3시간 여 만에 시가총액 90조 원을 더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시각 전거래일 대비 0.99%(3500원) 오른 35만 7500원에 거래됐다. 시총은 2090조 4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장 중 한 때 시가총액 2100조 원까지 올랐으나, 결국 순위가 역전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300조 원 가까이 차이 났다. 삼성전자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지난 2월27일 525조 원까지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노조 문제에 부딪히고, 5월 초 SK하이닉스가 시총 1000조 원을 찍은 뒤 빠르게 상승하면서 시총 격차를 점점 좁혀졌다. 지난 5월28일에는 약 120조 원까지 시총 차이가 줄었고 19일에는 시총 격차는 99조6733억 원으로 좁혀졌다. 

SK하이닉스의 캐시카우 고대역폭메모리(HBM3E).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점 효과로 삼성전자의 시총을 제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HBM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며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연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추진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기업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시총 역전에 의구심을 품는 전문가도 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 규모 추정치가 SK하이닉스보다 높은데 시총이 역전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1일 낸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ADR 상장, 주주환원 강화 가능성 등으로 상대적 주가 강세가 있다 하더라도 올해와 내년 이익을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의 주가 퍼포먼스가 약한 뚜렷한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일반 D램 가격이 예상 대비 강한 구간에서 실적 비중도 상대적으로 크고, HBM4 관련해서도 기존 대비 경쟁력을 회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다른 메모리 업체들과 대등한 주가 움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웃도는 상황에서 발생한 시총 역전은 시장 과열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 우선주(종가 22만 4000원, 시총 179조 7311억 원)를 합치면 삼성전자의 시총은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앞선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